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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s about 배미향의 저녁스케치:How many episodes does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have?The podcast currently has 6,891 episodes available.
July 06, 20232023/07/06 <대청마루>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시원한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도 그립지만 누워있기만 해도 온몸이 시원해지는 고향집 대청마루가 더욱 그립습니다. 어린 시절, 고향집 대청마루는 언제나 윤기로 반들거렸지요. 그 비밀은 마루 닦기에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제일 먼저 시범을 보여주셨는데 나름 순서를 지켜야했습니다. 대청마루를 닦을 때에는 우선 걸레에 물기를 없애야 합니다. 왜냐면 대청마루의 마루판은 세월만큼 삶의 때를 깊숙한 곳에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물기 많은 걸레로 닦으면 그러한 때가 벗겨지고 속 깊은 윤기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조급한 마음을 가지고 겉치레로 빨리 닦은 마루판은 즉각 그 증거를 드러내기 시작하고 그 순간 뒤통수에는 아버지의 불호령이 떨어지곤 했습니다. 때문에 대청마루 닦이에서 조급함은 금물입니다. 게다가 마른걸레질의 경우 최대한의 힘을 집중해야 하는데, 힘없이 닦으면 도리어 때를 묻히는 꼴이 되기 십상이고 그럴 때마다 전체 마루를 처음부터 다시 닦아야하는 무시무시한 처벌이 뒤따르곤 했지요. 요컨대 대청마루는 마른 걸레로, 소나무 결에 따라, 최대의 힘을 쏟아 부으면서, 끈질기게 문질러야 비로소 속 깊은 윤기를 발합니다. 그 순간은 마치 대쪽 같은 선비의 지조가 빛을 발하는 숭고한 경지와도 같습니다. 대청마루는 특히 찜통더위에 그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하는데요, 모든 겉 문들을 들쇠 위로 걸어 올리고 반들거리는 대청마루에 대자로 드러누우면 그 무엇도 부럽지 않았죠. 오랜 세월을 삭힌 소나무 향기, 시원한 바람, 싱그러운 매미소리, 밖으로 펼쳐진 초록의 파노라마가 하나 되는 자리...그게 바로 대청마루의 묘미입니다. 얼음이 숭숭 박힌 수박화채를 온 가족이 그 대청마루에 둘러앉아 맛있게 먹으면 무더운 여름도 거뜬히 이겨낼 수 있었답니다.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4minPlay
July 05, 20232023/07/05 <내 삶의 길목에서>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제게는 저보다 6살이나 많은 아랫동서가 있습니다. 시동생이 연상과 결혼하는 바람에 족보가 이상해진 거죠. 전 걱정이 많았습니다. 호칭도 문제지만 어떻게 동서를 대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우리 시댁은 종가집이어서 시댁에 자주 모이는데 동서에게 "언니~" 라고 불렀다가 시어머니에게 야단을 맞았습니다. 그래서 어른들이 계시면 동서~ 라고 부르는데 그렇게 어색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한번 두 번 만나다보니 우리 아랫동서가 어찌나 서글서글하고 성격이 좋은지 명절에 시어머니가 "이번 설에 식혜를 해야 하는데 큰애가 해 와라. 내가 물김치 담그고 만두준비 하려면 바쁠 것 같아." 하시니 우리 동서가 "어머니 제가 어제 엿 질금 사다가 놨는데 식혜 제가 해 올게요. 그리고 야채도 많은데 잡채도 할게요." 그러자 시어머님이 "그럴래? 그럼 그렇게 해." 하셨습니다. 사실 전 음식을 잘 못했어요. 그런 내가 종가 집 맏며느리니 하루하루가 눈물바람이었고 시댁에만 갔다 오면 끙끙 앓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그런데 나이 많은 동서가 들어온 뒤로 나는 너무 든든한 지원군을 만난 것 같습니다. "동서, 그거 내가 해야 하는데....미안해서 어떡해요." 하면 우리 동서는 "아이고 우리 형님 내가 하면 왜 안돼요? 나 음식 잘해요 괜찮아요." 동서는 씩씩하게 말합니다. 그렇게 동서와 한 가족이 된지 어느덧 37년이란 세월이 흘러 나와 동서도 60대가 되었습니다. 언젠가 동서와 한잔 하면서 이야기하는데 나랑 동갑인 동생이 있었는데 어릴 때 시고로 잃었대요. 날 보면 꼭 그 동생 보는 것 같다고 그러더라고요. 우리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도 내 어깨를 토닥여주며 위로 해주던 우리 동서. 남편과 싸우고 나서 하소연할 친정도 없어 속상해 전화를 하면 "우리 애기 형님을 누가 속상하게 했대요? 나한테 얘기해요 내가 들어줄게." 합니다. 이제 나도 동서도 더 나이가 들기 전에 우리 둘만의 여행을 가고 싶습니다. 여행 가서 시집살이 한 거, 남편들에게 섭섭했던 거 맘껏 이야기 나누며 맛있는 먹고 싶네요. "동서...지난 세월 나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줘서 고마워요."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4minPlay
July 05, 20232023/07/05 <오해와 진실>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사람의 속 마음끄집어 내어보여줄 수도 없고내가 그 사람 속에들어갈 수도 없고입에서 입으로 나온말다시 입으로속에 것을 뱉어내어야만알 수 있는 진실내진실을 오해로 받아들이는저 마음그의 한마디에 마음 상해아파하는 나의 심장결국사람은 가까운 듯먼 듯 그런 관계가 가장좋은 것 같습니다우린 아직도 꼬마 아이의미성숙한 그 자리에서이 세상을 살고 있는 것 같은김정남 시인의 <오해와 진실>열 길 물속은 알아도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잖아요.내 마음도 잘 알지 못하는데어떻게 다른 이의 마음을 읽을 수 있겠어요.아무리 좋은 의도였다 하더라도상대방이 아니라고 하면 그만인걸요.어쩌면 우린 고슴도치 사랑을 해야 하는지도 몰라요.뾰족하게 모난 서로에게 다치지 않으면서도온기는 충분히 나눌 수 있는 그런 거리에서 말예요.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July 04, 20232023/07/04 <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습관처럼 먼 하늘을바라보고 서 있는내 가슴 속에서, 언제나그대를 기다리는 애끓는 마음이숨겨져 있었다는 것을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길을 걸어가는 연인들의뒷모습을 바라보는 내 눈빛이그대와의 행복했던 추억을회상하는, 아픈 그리움의눈빛이었다는 것을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비 내리는 날 괜스레주위를 둘러보며 누군가를찾는 듯한 내 몸짓이, 어디선가나를 바라보고 있을 것만 같은그대 모습을 찾고 있었다는 것을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김정원 시인의 <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어딘가를 지날 때, 차를 마시다 문득,무심코 바라본 누군가의 뒷모습에서생각지도 못한 사람이 떠오르곤 해요.참 별스럽다며 대수롭잖게 넘기려 하지만,그럴수록 그 사람과의 추억 속으로 깊이 빠져들 때면실은 여전히 사랑하고 있구나... 깨닫게 되지요.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July 04, 20232023/07/04 <사위의 에어컨 설치기>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결혼한 지 10년 만에 아파트로 이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살던 집에 있던 가구들을 옮기다가 아버지가 신혼 초에 사주셨던 에어컨을 두고 생각이 깊어졌습니다. 없는 살림에 딸이 더워할까 큰 맘 먹고 사주신 에어컨을 볼 때마다 아버지의 마음인 것 같아 차마 놓고 가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고민하다 부모님 댁에 있던 낡은 에어컨을 버리고 아버지가 사주신 에어컨을 부모님 집에 설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결정하고 보니 걸어서 1분도 안 되는 거리인데도 설치비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신랑이 몇날 며칠을 영상으로 공부를 하더니 결국 에어컨 설치에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못가서 시원한 바람이 나오지 않고 선풍기바람이 나옵니다. 냉매를 충전하고 또 하고... 벌써 세 번 째 충전입니다. 어딘가 문제가 있는 것이 분명한데 고생하는 남편에게, 배관을 새로 하자. 전문가에게 맡기자. 라고 차마 말을 못하겠네요. 남편 말로는 이번에야말로 새는 곳 없이 잘 연결했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겠어요. 한 번 더 믿어봐야겠죠? 지켜보시는 부모님은 또 얼마나 속이 터지실까요. 멀쩡한 에어컨을 두 대나 떼서 둘 다 버릴 판이 되었으니까요. 그래도 묵묵히. 지켜봐주시고, 찜통더위에도 사위를 응원해주시는 부모님께 죄송하고 감사할 뿐입니다. 오늘 저녁 마지막 냉매충전을 마치고 나서 드디어 저희 부모님이 에어컨 아래 시원하게 주무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4minPlay
July 03, 20232023/07/03 <청포도>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7월 어제는 비가 온종일 내렸지요.청포도밭에 청포도쑥쑥 자라라고7월 어제는 햇볕이 너무 뜨거웠지요.청포도밭에 청포도탱글탱글 속살 여물라고7월 어제 아이가 시험을 보고축 처진 어깨를 하고 왔어요.엄마는 청포도 한 송이 건네주며순수하고 맑은 청포도처럼동글, 동글 살아가라고 격려해요.7월에는 꿈이 커갈 수 있도록연둣빛 전등을 아이의 가슴에 달아주세요.청포도의 사랑은 엄마의 사랑이에요.청포도가 익어가는 7월에는우리 아이 미래도 꿈과 희망으로 주렁주렁 영글어 가요.강사랑 시인의 <청포도>내리쬐는 뙤약볕에도,퍼붓는 장맛비 속에서도,짧디짧은 밤사이에도,이름 모를 풀들의 키가 한 뼘씩 자라나고,달콤한 열매들이 주렁주렁 열리는 7월.그렇게 바라는 일도, 상처 난 마음도더 단단히 영글어 가는 7월이 되길 바라봅니다.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July 03, 20232023/07/03 세월아 부탁해~>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대학에 떨어지고 재수할 형편도 아니고 상업학교도 다니지 않아 취직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공무원 시험을 보고 공직을 시작했습니다. 20살의 나이, 직장이 처음이니 잘하지 못해 자책과 열등감으로 상처받으며 적응하고 견디느라 참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일이 나한테 맞지 않는 건가해서 고민도 많이 하고 그래도 새로운 일을 찾을 때까지 다니자고 했죠., 그 후 야간대학을 다니면서 새 직장을 찾았고 그러다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정말 힘들어서 그만두려고 했으나 경제 적 여건이 안 되서 더 다니기로 했고, 직장에서 국외 대학원을 보내주는 프로그램이 있기에 4년을 낮에는 일하고, 퇴근해서는 얘들 유치원에서 데려와 밥 먹이고 씻기고 재우고 난 뒤 밤에 열심히 공부해서 소원대로 국외유학을 가게 되었습니다. 아이 둘 데리고 친정 엄마랑 외국에서 2년 반을 유학생활 할 때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지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었고 애들도 외국 생활을 할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는 것에 지금도 잘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승진을 하고 일도 더 열심히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35년이 흘러 퇴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3년 뒤 퇴직을 합니다. 남들보다 일찍, 정년에서 5년 빨리 퇴직합니다. 힘든 일로 뒤척이며 스트레스 받는 일 없이, 그리고 부담스러운 월요일 신경 안 쓰고 아침부터 공원 산책 하며 그렇게 퀴고 싶습니다. 그렇게 놀다 지겨우면 옷가게를 열어 내 스타일 좋아해 주는 사람들에게 옷도 팔고.. 그러다 기회가 오면 20살에 하고 싶었던 연극도 하리라 생각해 보니 아~ 행복하기만 합니다. 20살에 할 수 없었던 것을 지금에서 할 수 있다니.. 내가 뭘 해야 할지 알 수도 없어 힘들기만 했을 때, 또 이 일이 나하고 안 맞는데 다른 뾰족한 수도 없어 답답한 날들이 계속되었는데도 그냥 견디다보니 세월은 나를 묵묵히 받아주고 다독여서 나를 일으켜 세워주었네요. 세월아 고마워, 앞으로도 잘 부탁해~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4minPlay
July 02, 20232023/07/02 <내 삶의 길목에서>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태어나서 처음으로 네일숍 엘 갔습니다. 대학생 딸이 저의 생일, 결혼기념일을 맞아 알바 한 돈으로 선물을 해주겠다고 갔습니다. 결혼 전에는 집안일도 하지 않았고, 핸드크림에 매니큐어도 발랐지만 결혼하고 난 후에는 손을 치장할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손이 못난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딸과 함께 네일숍에서 막상 내 손을 누군가에게 내민다는 것이 새삼 부끄러웠습니다. 손을 내밀며 어색하게 말했죠. “손이 참 못 났죠?” 직원은 “무슨 말씀이세요. 따님 손이 어머님을 닮아 예쁜 거였군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더니 그 말에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직원분이 어찌나 정성스럽게도 손질해주었는지 마치 마법을 부린 듯 손톱이 멋지고 화려하게 변해있습니다. 보고 또 보고.. 화려하게 꾸민 손을 보고 있자니 문득 엄마가 떠올랐습니다. 내가 본 엄마는 잠시라도 편히 쉬는 걸 본 적이 없습니다. 시골 농부에게 시집와서 엄마의 손은 늘 열일을 했죠. 수세미처럼 거친 손, 그날따라 유난히 나물을 다듬는 엄마의 손이 내 눈에 들어 왔습니다. 이튿날 엄마와 함께 마트에 갔습니다. 필요한 물건들을 사고 가는데 매니큐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엄마~ 매니큐어 발라줄까?” “아이고 마 됐다. 내가 바르고 다니면 사람들이 할망구 노망났다 칸다.” 한사코 싫다는 엄마의 말에 아랑곳 하지 않고 나는 빨간 매니큐어와 핸드크림을 샀습니다. 저녁을 먹고 난 뒤 엄마의 손에다 핸드크림을 발라주었습니다. 굵은 손가락 마디마디, 손등 그리고 굳은살이 박인 손바닥을 어루만지는데 죄송함이 밀려왔습니다. 그리고 매니큐어를 발랐습니다. 엄마는 싫다면 서도 호기심 가득 찬 아이처럼 뚫어져라 보십니다. 다 바르고 나자 엄마는 “아이고 손에 꽃이 핀 거 같다야. 곱다 고와.” 이후 나는 퇴근을 할 때면 매니큐어 하나씩을 샀습니다. 매니큐어 고작 그것이 엄마를 행복하게 해 줄 줄은 몰랐습니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엄마의 낡은 화장대위에는 알록달록 매니큐어들만 줄지어 있습니다. 네일 케어를 받은 내 손을 보고 있자니, 빨간 매니큐어가 그려진 엄마의 그 손이 더 그립기만 합니다.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5minPlay
July 02, 20232023/07/02 <내 삶의 길목에서>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4minPlay
July 02, 20232023/07/01 <덕분에>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하늘이 높고 널따란 것은그대의 은혜가 그곳에서둥지를 틀고 있어서입니다계절 따라 피어나는 꽃처럼나의 마음이 향기로운 것은거기에 그대가 살기 때문입니다한해가 지나갈 때마다먹는 나이가 쌓여가도 동심인 것은아이 같은 해맑은 그대의미소가 나를 향하는 덕분입니다.장종섭 시인의 <덕분에>좌절 앞에 있는 내게 다시 한번 해보자던,햇살처럼 웃으며 무조건 할 수 있다던 그대.무모하리만큼 희망만 말하는 그대를그땐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하지만 그 말들은 삶의 등대가 되어지금껏 나를 행복으로 이끌어줬지요.이제 와 찾을 수도, 만날 수도 없지만그대라면 어디에선가 듣고 있지 않을까 싶어,모두 덕분이라는 뒤늦은 인사를 전해봅니다.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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