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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s about 배미향의 저녁스케치:How many episodes does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have?The podcast currently has 6,891 episodes available.
July 11, 20232023/07/11 <남편, 베란다텃밭에서 꿈을 이루다>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시골태생인 남편은 작은 텃밭에 대한 로망이 늘 있었습니다. 각종 채소를 직접 키워 바로 따서 식탁에 올리는 장면은 상상만 해도 설 레이고 가슴이 뛴다고 합니다. 그러나 바쁜 직장생활에 치이고 더구나 아파트 생활을 하면서 텃밭 가꾸기는 언감생심. 그러더니 별안간 아쉬운 대로 베란다 텃밭이라도 만들어봐야겠다 며 화분 몇 개와 모종삽, 호미를 사오더니 거름 섞인 좋은 흙을 구해서 청경 채, 상추, 깻잎, 고추 모종을 심었습니다. 우선 상추, 깻잎만 키워 보고 잘 되면 다른 채소도 심어 보자고 했지만 하다 보니 자꾸 욕심이 생겨서 분리수거 하는 날 내놓은 쓸 만한 화분을 주워 와서 오이모종도 심었습니다. 그렇게 하나, 둘 심다보니 베란다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저는 "베란다를 온통 푸성귀로 채울 작정이야? 아이고~ 정신없어 죽겠네." 라며 툴툴거렸지만 남편은 인터넷으로 공부를 해 가며 틈만 나면 들여다보고 보살피는 게 하루 일과 중 가장 큰 기쁨이 되는 눈치였습니다. 심지어 남편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베란다로 달려가서 "안녕? 잘 잤어?" 하며 인사까지 합니다. 남편의 지극한 정성에 채소는 무럭무럭 자라서 얼마 전에는 첫 수확한 상추, 깻잎을 따서 가족이 조촐한 삼겹살 파티를 했습니다. 남편은 이렇게 숙원이었던 텃밭의 꿈을 베란다에서 이루고 의기양양해 또 다른 작물도 키워 볼 의욕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이제 베란다텃밭은 우리 가족의 가장 큰 기쁨조가 되어 버렸네요.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4minPlay
July 10, 20232023/07/10 <먼저 "안녕하십니까!" 인사하기>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지난달에 꼭 한 번 다녀오고 싶은 곳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높은 산 지리산 천왕봉(1915m)을 다녀왔습니다. 50대 중후반. 체력이 뒤받침 되어 줄 수 있을까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습니다. 남편과 2박 3일 일정을 짜고 숙박지로 출발하였는데 날씨는 먹구름이 잔뜩 낀 흐린 날씨, 등산 당일에는 전날 늦은 밤부터 줄기차게 내리는 비 때문에 포기하고 마지막 날에 강행하기로 했습니다.새벽 4시에 일어나 식사, 간식 등을 준비하고 나서는데 비는 그쳤지만 안개가 가득 한 흐린 날이었습니다. 백무동계곡에서 시작하는 등반길은 처음부터 깔딱고개, 안개 낀 등산로, 습도 높은 기온, 뒤에 쳐진 남편... 숨이 턱턱 막혔습니다. 앞질러 가던 젊은이들이 계단에 앉아있는 동료를 걱정스런 눈으로 바라보고 있길 레 물으니 발을 접질렸다고 해 준비한 파스를 주었습니다. 연신 고맙다는 말을 뒤로하고 대망의 천왕봉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안개와 운무로 뒤덮여 장엄한 광경을 볼 수 없어 아쉬웠으나 장터목대피소에서 만난 아저씨들이 고사목 배경으로 사진 찍으면 작품이 나온다고 하며 예쁘게 찍어주셨습니다. 하산 길에 80대 할아버지가 큰 등산 가방을 메고 올라오시는데 장터목대피소에서 하룻밤 자고 다음날 아침에 천왕봉에 오른다고 하시는데 그 모습이 존경스러웠습니다. 지리산 등반하면서 느낀 점은 만나는 모든 등산객이 한결같이 "안녕하십니까!" 라고 먼저 인사를 하는 겁니다. 그냥 단순한 인사말이지만 왠지 친근하고 피곤이 싹 사라지는 마력 같은 말이었습니다. 내려올 때는 나도 모르게 "안녕하십니까!" 라고 먼저 인사를 했습니다. 힘들었지만 너무도 행복한 하루였습니다.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4minPlay
July 10, 20232023/07/10 <길목에 지쳐 머물 때>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길목 뿌연 밤안개가 끼고어두운 밤하늘생각과 마음에서공허함이 허공에 머물 때스쳐 간 시간 머물던 미소가가려진 달빛과 별빛에한 영혼이 멈춰 선 자리콧날이 시큰거린다먼 길 사랑해야 했지만상처의 몸을 지탱하며서성이며 가다가멈춰 선 자리 길목 어귀짐 내리고 덜 석 주저앉아가슴을 펴고 한숨 몰아쉴 때한 줄기 바람 다가와서 달래주네잠시 쉬어가라고바람 바람은 누가 보내었을까고마워 고마워라내 잠시 쉬었다가 다시 힘내고가야 하는 길 가리다.김영주 시인의 <길목에 지쳐 머물 때>답답할 때 바람이 불고,울고 싶을 때 비가 내리면아무도 몰라주는 마음을하늘은 알아주는구나 싶어고마운 마음이 들 때가 있어요.그렇게 바람에 기대었다가,때론 내리는 비와 함께 울며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나면다시 살아갈 힘이 나곤 하지요.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July 09, 20232023/07/09 <내 삶의 길목에서>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전 18대 종손으로 본가는 경남거창입니다.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나 할머님이 일본 분이라 그분 손에서 아주 천하의 독불장군처럼 자랐습니다. 학생 때는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초등학교. 중. 고등학교까지, 대학은 일본 오사카 대학과 한국서울대학원으로 운이 좋게 박사학위까지 받고 대학원에서 학생들과 생활하기도 했습니다. 종손이라는 압박은 대를 이어 안한다는 것 외에도 수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허나 팔자에 자식이 없는 듯, 지금은 두 살 연상인 사람과 연을 이어가고 있고 대는 자연히 끝나게 되었습니다. 한때는 젊은 혈기로 카톨릭 집안이라 신부가 되려고 교육까지 받고 곧 되려는 찰라 할머님의 통곡에 그것마저 이루지 못하였네요. 그동안의 수많은 필름이 지나가는 듯 한 시간들......하지만 모든 것을 내려놓으니 편안한 마음과 편안한 시간들입니다. 그리고 후회는 없습니다. 비록, 조상 볼 면목은 없지만 우리 두 사람 60세가 넘은 나이에 만나 건강하게 소소한 행복으로 살며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삶이라는 게 어느 것도 억지로 되는 건 없는 건 같아요.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July 09, 20232023/07/07 <역지사지>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점심시간분산된 통장들을싸리로 빗자루 묶듯 묶어주기로몇 발짝 건너 은행을 찾았으니시간은 쉴 틈 없이 간다만병아리 직원의 낯설은 업무가꾸물꾸물 진도는 제자리밥 시간 다 가겠네서두르라너스레 떨고 싶다만여기 묻고 저기 묻고 애타는그 마음은 오죽할까마주치는 눈 미안할 정도로얼마나 애잔하던지눈앞에 상사의 얼굴성난 황소의 모습처럼 스쳐가말할까 말까 하는데,연신 미안하다고 하는 모습에아침 새침하게 나가던딸아이 얼굴이최순명 시인의 <역지사지>갈 길 바쁜데 누군가의 서툰 일 처리에부아가 끓어오를 때가 있지요.그럴 때면 생각해요.‘못하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분명 누군가는 화를 냈을 것이고,재촉하면 잘하고 있던 것도 놓칠 테니 웃자.누구에게나 서툴고 실수투성이었던 처음이 있으니까.언제나 역지사지. 그래야 참 어른일 테지.’ 하고 말예요.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July 09, 20232023/07/09 <저녁을 거닐다>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4minPlay
July 09, 20232023/07/08 <오 단 서랍장으로 바꾸어야겠다>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수건 좀 꺼내 줘,거기 세 번째 서랍에서.나는 잠시 스마트폰을 내려놓고엄마, 여기 속옷밖에 보이지 않는데?하고 말했다. 엄마는 대뜸거기 세 번째 서랍 맞아? 하고 물었다.으응, 수선화와 유채 같은 속옷만 가득!그러자 물이 뚝뚝 떨어지는 소리 위로살짝 겹쳐 높아지는 소리아니 거기 말고, 위에서 세 번째!아아 밑에서 세 번째 서랍은 서럽다.때로 엄마와 나 사이에세 번째 서랍에 대한 기준이 없다.한상권 시인의 <오 단 서랍장으로 바꾸어야겠다>부탁을 들어줬는데,그게 아니라는 핀잔을 들으면 진짜 억울하죠.그렇다고 그럼 본인이 직접 하지,왜 나한테 그러냐고 말하면괜히 다투게 되고 마음만 상해요.그냥 위에서 세 번째, 밑에서 세 번째,그렇게 콕 집어서 말하면 됩니다.내게는 당연한 일이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일이 아닐 수 있고,아주 가까운 사이라 할지라도나완 다른 기준을 가지고 있으니까요.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July 09, 20232023/07/08 <내 삶의 길목에서>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어릴 적 엄마는 내가 공부를 잘하면 만족해하셨습니다. 그래서 난 엄마를 기쁘게 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공부를 했습니다. 엄마가 나에게 집착한 이유는 아버지가 유부남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사실을 여고 때 알았습니다. 나는 아버지의 호적에 올라 있고 내 위에 언니와 오빠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갑자기 교통사고로 돌아 가셨습니다. 엄마는 시장에 나가서 일하셨습니다. 난 S대 들어갔고 교사가 되었습니다. 나도 이제는 사춘기 딸을 둔 그때의 엄마 나이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엄마는 아버지도 없이 나를 혼자 감당했는데 나는 남편이 있어도 딸의 사춘기가 너무 버겁기만 합니다. 딸은 일단 내 말에 대답을 하지 않습니다. 대답을 해도 노라고 답합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거는 내가 원하는 것과 다 반대입니다. 영어 학원대신 무용학원을 가고 싶다하고 수학 학원대신 기타를 배우게 해 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자퇴를 하겠다고 합니다. 머리는 이미 노란색 염색물을 들였고.. 내가 교사인데.. 난 이 애를 말려야 하는데... 엄마는 그냥 놔두라고 하십니다. 시간이 지나가길 기다려야 한다고. 엄마에게 물었습니다. “엄마는 후회 안 해요? 사랑하는 사람이랑 정상적으로 결혼해서 자식도 많이 낳았으면 하고 말이야. 난 정말 엄마가 이해가 안 돼.‘ 엄마는 그 때 실력 있는 간호사였고 대학병원에서 일하고 있었거든요. ‘사랑은 교통사고 같은 거야. 한 번도 연애 해 본적 없는 내가 그 사람과 그렇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지. 그런데 임신을 하고 나니까 너를 낳고 싶었고 그 사람은 보내줬지.’ 엄마를 이해할 나이가 되니 그게 무엇인지도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엄마와 우리 딸 이렇게 셋이 살아있고 앞으로 살아 갈수 있음에 감사하면서 새삼스럽게 이 자리에 있게 해준 엄마와 아버지가 너무 고맙게 여겨집니다.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4minPlay
July 09, 20232023/07/07 <친구에게...>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장마가 온다는 소식에 배낭을 메고 경동시장에 갔습니다. 각종 말린 나물을 사고 견과류 파는 곳으로 가는데 앞에서 "아니! 누님 아니세요!" 하며 다가오는 남자는 아주 친하게 지내던 친구의 동생이었습니다. 같이 커피를 마시면서 "누나는 어떻게 지내? 갑자기 연락이 끊어지고 전화 통화도 안 되고 해서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을 많이 했는데 오늘 너를 이렇게 만나게 되었구나!" 하자 친구 동생은 "누나가 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누나 위암 걸려서 수술하고 지금 방사선 치료중이예요!" 합니다. "어떻게 나한테 말을 안 할 수가 있니? 어느 병원이야?" 저는 식사를 잘 못한다하여 흑임자죽을 보온병에 넣고 친구가 입원한 병원으로 갔습니다. 절대로 울지 않겠다고 마음 굳게 하고 갔는데도 친구 영옥이가 모자를 쓰고 누워있는데 서로 손을 잡고 아무 말도 못하고 눈물만 흘렸습니다. "힘들지?" 하자 친구는 "아니! 안 힘들어 그래도 아들, 딸 그리고 네가 있어서 힘들지 않아!" 하면서 가져간 흑임자죽을 먹으며 "내가 너하고 지낼 때 내가 아프면 흑임자죽 해주었던 맛과 똑같다. 너무 맛있어!" 시골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던 어느 날 전학을 온 친구가 제 옆자리에 앉았는데 점심시간이면 김치와 콩장만 싸오던 저에게 "내 반찬 먹어봐. 나도 네 반찬 먹을 게!" 하며 맛있게 먹어주던 친구입니다. 도시락을 못가지고 갈 때면 도시락을 나누어 먹고 공부도 영옥이 집에서 하면 맛있는 저녁도 먹고 밤늦게까지 공부하기도 했죠. 대학교에 갈 형편이 안 되어 저는 서울에 있는 회사에 합격해 자취를 하며 다니던 중 영옥이가 "나랑 같이 살자! 나도 혼자 외롭기도 하고.." 그렇게 같이 살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우리 둘 다 결혼을 하면서 연락이 끊어졌던 겁니다. "영옥아! 병원 퇴원하고 우리 제주도 여행가자. 그리고 나 시간될 때마다 너 보러 올께! 정말 반갑다. 내 소중한 친구 영옥이. 얼른 건강 회복하길 기도할게“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4minPlay
July 06, 20232023/07/06 <산다는 것>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산다는 것그 자체가 삶의 숙제인지 모른다바람도 맞고 비도 맞으며수많은 세월이 흐르고 나서야얻어지는 인생의 수익하루가 전쟁이다복잡한 거리엔 교통 전쟁달달 외운 단어처럼입버릇처럼 하는 말진심 없는 인사말전쟁 속엔 독기 품은 사람도밀치고 넘어지는 입씨름전쟁은 늘 혼자 한다치열하게 싸우다가다시 내일을 향한 후퇴일과 싸우다일과 사귀고 마는 전쟁통산다는 것은 전쟁과 친구가 되는 것이다천애경 시인의 <산다는 것>사는 내내 우린 싸워야 합니다.일과도 자기 자신과도.때론 운명과도 말이죠.이 싸움이 어려운 건 정답도 없고,그 끝을 알 수 없다는 거예요.그럼에도 모두 끈질기게 싸워 나갈 테지요.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찾아내는 우리니까.오늘도 전쟁 같은 하루를 살아내느라정말 수고 많으셨어요.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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