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gn up to save your podcastsEmail addressPasswordRegisterOrContinue with GoogleAlready have an account? Log in here.
FAQs about 배미향의 저녁스케치:How many episodes does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have?The podcast currently has 6,891 episodes available.
July 16, 20232023/07/14 <내 삶의 길목에서>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낯선 곳에서 뜻밖의 상황에 부딪쳤을 때 누군가에게 받은 친절은 두고두고 마음에 남게 되죠. 회사에서 경주로 1박2일 교육을 갔습니다. 늦게까지 교육을 받고 호텔에 짐을 풀고 오랜만에 푹 쉬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새벽 경주 보문호수 길을 걸었습니다. 장마철이라 변화무쌍한 날이란 걸 알았지만 갑자기 쨍쨍한 날에서 비가 한 두 방울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점점 거세어 졌고 비를 흠뻑 맞았습니다. 나는 앞만 보고 달렸고 분명 같던 길을 그대로 왔다 싶은데 도착하니 내가 묵고 있던 숙소 아닌 다른 호텔의 주차장이었습니다. 비 맞은 몰골로 호텔로 들어가 도움을 요청할 수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그런데 마침 주차장에서 우산을 꺼내는 한분이 계셨습니다. 나는 염치없이 다가가 남는 우산이 있으면 하나 빌려주시면 쓰고 돌려드리겠다고 했더니 여분의 우산이 없다고 하며 하지만 회사가 바로 앞이라 내가 들어가면 가져가라고... 우산은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고. 하고는 우산을 씌워주셨습니다. 이미 방향 감각을 잃어버린 나는 큰 대로에서 결국 길을 찾지 못하고 호텔 앞에 택시를 타고 갔습니다. 그때 그 우산은 아직 내 차 트렁크에 있습니다. 나중에 보니 우산에 회사 이름이 쓰여 있었습니다. 그 분이 근무하는 호텔이름이었습니다. 내가 길을 잘못 들었던 이유는 산책 할 때 중간에 갈림길이 있었는데 비가 올까 빨리 돌아오려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당연히 앞으로만 갔던 거 같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수많은 갈림길을 만나게 되는데 순간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내는지도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경주힐튼 호텔에 근무하시는 40대 초반 짧은 머리에 안경을 끼신 남자 분 감사했습니다.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4minPlay
July 16, 20232023/07/14 <행복>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집을 나서는 아들에게보람찬 하루라고 말했다창밖은 봄볕이 묽도록 맑고그 속으로 피어오르는 삼월처럼 흔들거리며가물거리며 멀어지는 젊음에 대고아니다 아니다 후회했다매일이 보람차다면힘겨워 살 수 있나행복도 무거워질 때 있으니맹물 마시듯의미 없는 날도 있어야지잘 살려고 애쓰지 않는 날도 있어야지심재휘 시인의 <행복>어떻게 하루하루가 매일 만족스럽고,보람차고, 의미 있을 수 있겠어요.더러는 운 없는 날도 있고, 일이 풀리지 않아세상이 내 편이 아니구나 싶은 날도 있는 거죠.그런 날은 애쓰는 일을 잠시 멈춰보세요.모든 것을 다 내려놓았을 때 찾아오는 행복도 있으니까,이따금씩은 조금 싱겁고, 슴슴하게 하루를 보내도 괜찮아요.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July 16, 20232023/07/15 <행운이 올까>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소문에 당첨 잘 된다는복권 명당 소를 찾아갔더니줄 사탕, 비엔나소시지처럼 늘어졌다경기가 안 좋을수록 사람들은불확실한 당첨에 행운을 걸듯제집처럼 드나든다선택한 번호를 외우고보물인 양 지갑에 넣어 다니며아이가 소풍을 기다리는 것처럼온갖 상상의 나래를 펴는희망을 품는 것이 과연 옳은 걸까추첨하는 날 ‘꽝’ 결과에괜스레 허탈하지만 땀방울 없이는내 것이 아니라는 깨우침을 갖는다로또 망상의 종이를쓰레기통으로 던져버리며허황한 꿈에 욕심내지 않겠다고나 자신에게 맹세를 놓는다도현영 시인의 <행운이 올까>되지 않을 확률이 높다는 걸 알면서도우리가 복권을 사는 건, 잠깐이나마기분 좋은 상상을 할 수 있기 때문일 거예요.부쩍 힘겨운 날이면 복권 한 장을 사선소박한 희망과 함께 지갑 깊숙이 넣어두곤 하지만,우린 잘 알고 있어요. 최선을 다하는 하루,그 하루하루가 쌓여 인생 대박을 만든단 걸 말이죠.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July 16, 20232023/07/15 <내 삶의 길목에서>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집으로 가기 위해 버스정류장으로 갔는데 기다란 두 개의 의자에 할머니 몇 분이 앉아 계십니다. 그날따라 많이 걸었던 탓에 다리가 아파 빈자리가 있나 두리번거리는데 마침 비닐봉지가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옆에 앉아 계신 할머니가 산딸기주인으로 보였지만, 치워달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차에 마침 휴대폰 벨이 울려서 받게 되어 잠깐 통화를 하고 끊었는데, 갑자기 웅성거리며 큰소리가 납니다. 버스가 와서 딸기 봉지를 든 할머니가 오르려는데 한쪽 다리가 올라서지 못해 버스가 출발하지 못했던 겁니다. 지켜보던 버스기사분이 퇴근시간 배차 시간 지켜야 한다고.. 큰소리가 났던 모양입니다. 할머니는 겨우 버스에 오를 수 있었고, 버스는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정류장 의자에 앉아 그 모습을 지켜보던 할머니들의 얘기소리가 들려옵니다.“아이고, 나는 저렇게 안 살란다. 돈 벌어서 자식 줄 필요 없고, 기운 없고 몸이 불편하면, 모은 돈으로 택시 타고 다닐란다.”“나도 있는 돈 자식한테 안 줄 거야. 돈 주고 나면 그다음에는 신경도 안 쓰고 찾아오지도 않을 텐데. 대신 손주나 며느리 올 때 마다 몇 만원씩 용돈을 주고 있지.”“나는 외손주가 오면 2만원씩, 친손주가 오면 3만원씩 주고 있어. 가끔 찾아오면 덜 외롭기도 하고, 그 정도는 줄 수 있으니까..”부여에 계시는 시어머니가 예전부터 하시던 말씀이 생각납니다.“내가 힘닿을 때까지 김장도 양념도 쌀도 보태 줄 테니, 내가 기운 빠져 움직이지 못하면 니들이 좀 해다오.”작년부터 어머니의 건강이 많이 안 좋아지셨습니다. 밭농사는 조금씩 하면 된다고 하시지만, 자식들 성화에 농사를 못 짓게 되었습니다. 자식들이 엄마 보러 왔을 때 아무것도 줄 것이 없어지는 것이 벌써부터 한 걱정인 우리 어머니. 이제는 좀 편히 사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4minPlay
July 16, 20232023/07/16 <저녁을 거닐다>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4minPlay
July 13, 20232023/07/13 <진창길>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종일 궂은비 내린다빵은 젖어서 질척질척하다가도 가도 마을이 먼발치로 보이는아득한 진창길을한 아낙이 우산도 쓰지 않은 채터벅거리며 간다옆을 스치다 슬쩍 보니 그녀는 울고 있었다비 젖은 얼굴인 줄 알았는데한 손에 보퉁이 들고무엇 때문일까나는 솟구치는 궁금증을 못 참고자꾸만 뒤를 돌아다보았다이동순 시인의 <진창길>비가 내리면 사람들은 솔직해집니다.애써 감춰오던 감정을 숨기지 않지요.주룩주룩 빗물 같은 눈물을 흘려도,아무리 큰 한숨을 쉬어도 빗소리에 묻힐 테고,무엇보다 우산 속에 숨을 수 있으니까요.그래서 비 오는 날엔 안부를 더 자주 묻게 됩니다.잊고 있던 슬픔의 통증으로 아파하고 있지 않길,빗속에서 하염없이 울고 있지 않길바라는 마음으로 말예요.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July 13, 20232023/07/13 <내 삶의 길목에서>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중학교 때 신발 앞쪽이 쫙 하고 벌어진 적이 있습니다. 속상한 마음도 잠시, 새 신발을 살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엄마가 퇴근하기를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엄마가 집에 도착하기가 무섭게 엄마에게 벌어진 신발을 보여드렸습니다. 엄마는 방에 있던 아빠에게 “이 앞부분 순간접착제로 붙여줘~”그 순간 들뜬 마음은 짜증으로 바뀌어, 문을 쾅 닫고 방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20년 가까이 지난 얼마 전, 현관에 들어서다 우연히 엄마 신발을 보았습니다. 뒤 굽이 헤질 대로 헤졌고, 낡을 만큼 낡은 신발이었습니다. 같이 일하는 분들께 부끄럽기도 하고 숨기고 싶기도 하였을 텐데, 내색한번 안하고 그 신발을 신고 다닌 엄마를 생각하니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그래서 며칠 전 엄마를 모시고 백화점 신발코너에 갔습니다. 엄마는 지금 신발도 몇 년은 더 신을 수 있다고, 굳이 사줄 거면 시장에서 사자며 완강히 거부하였습니다. 그런 엄마의 등을 떠밀며 한 매장 안에 들어갔고, 내심 엄마의 마음에 든 것이 있는 것을 눈치 챈 저는 그 신발로 결제를 하였습니다. 엄마는 집에 오는 내내 ‘왜 돈을 없 애냐 고, 이 신발가격이면 시장에서 몇 켤레를 더 살수 있다고, 하면서도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질 않으셨습니다. 그렇게 집에 도착할 무렵, 엄마는 얘기 하십니다. “너 중학교때 엄마가 새 신발 못 사주고 뒤 굽갈아서 신기고, 본드 붙여서 또 신겨서 미안하다. 마음 같아서는 그때 유행하던 운동화 사주고 싶었는데.. 그게 쉽지가 않더라..” 엄마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저는, “그 때가 언젠데 그걸 기억해~ 난 기억도 안나~”하면서 웃어 넘겼지만, 한편으로는 어린 시절 작은 상처로 남아있던 추억에 연고를 바른 듯 아무는 기분이 들었습니다.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4minPlay
July 12, 20232023/07/12 <내 삶의 길목에서>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치매에 걸려 아버님 없이는 하루도 생활하기 힘든 어머님을 보고 있으면 가족을 위해 늘 음식을 만드시던 어머님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5년 전까지만 해도 어머님은 정말 깔끔하고 매사가 분명하신 분이었습니다. 집은 늘 깨끗하게 정돈 되어 있고 일주일에 한번은 꼭 이불빨래를 하셨죠. 그런 어머님에게 서운한 게 하나 있었는데 그건 둘째를 낳고 난 뒤였습니다. 남편이 장손이다 보니 둘째는 아들이었으면 하셨나봅니다. 어머님은 정말 냉정한 얼굴로 남편에게만 “너 배고프지? 나가서 밥 먹고 오자. 밥을 먹어야 간호를 할 거 아니니?” 신생아얼굴도 보고 싶지 않으신지.. 그렇게 두 분은 나가고 간호사가 딸을 데리고 왔습니다. 그렇게 아이에게 수유를 하면서 덩그라니 앉아 있으니 눈물이 났습니다. 나도 맛있는 거 먹고 싶고 나도 애썼다는 말을 듣고 싶은데.. 얼마 후 어머님이 다시 오셨는데 내 눈을 보시더니 “아니 내가 니 남편만 데리고 나가서 밥 사 먹인 게 그렇게 억울하니? 그래서 우는 거야? 참 내.”그리곤 가셨습니다. 뒤늦게 내가 좋아 하는 모카커피를 사 들고 온 남편은 이런 대화가 온고 간 줄도 모르고 딸아이를 안고 신생아실로 데려다 주었는데 그 때를 생각하면 서럽기만 합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어머님의 마음도 이해가 가고 죄송하기 까지 합니다. 대를 잊지 못하며 조상 볼 면목까지 없게 해드린 게 어머님에게는 큰 걱정거리였을 겁니다. 그래서 이렇게 큰 될 병이 된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어머님은 너무 힘들어 하십니다. 커텐도 빨아야 하고 방석보도 씻어야 하는 데 본인은 그게 안 되니..며느리는 학교 일한다고 늘 바쁘니.. 아버님은 어머님의 삼시세끼를 다 차려 주십니다. 나이 70에 설거지도 하고 세탁기도 돌리십니다. 그러면서 늘 하시는 말씀이“내가 이 사람을 너무 많이 부려 먹었어. 이제는 그 벌로 내가 갚아 주고 있네. 집안 일이 이렇게 복잡하고 힘든 줄 몰랐네.”우리를 알아보시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지만 어머님의 병이 더 이상 악화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4minPlay
July 12, 20232023/07/12 <멋진 당신>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식사를 끝낸 널찍한 식탁 위하얀 LED 불빛을 위로하고아내가글씨 작은 두꺼운 책을 들여다보고 있다코끝에 걸터앉은도수 높은 돋보기가 읽어주는 글씨를눈으로 보고 입으로 소리 내어 읽고마디 굵은 손으론 열심히 쓰며힘든 살림 고된 직장 생활이 많이 힘들 텐데감기는 눈 비벼가며요즘 애들이 잘 쓰는 말로 열공하고 있다즐겨 시청하던 TV 드라마 예능 프로도 멀리 한 채뭔가에 열중한다는 건 멋진 일이다원하는 결과까지 얻는다면 그야말로금상첨화일 텐데그 멋진 결과를 위해 나도 기도 할게요박광현 시인의 <멋진 당신>제2, 제3의 인생을 위해새로운 출발점에 선 그대가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를 거예요.이 나이에 할 수 있을까, 그런 의심은 말아요.눈도 침침하고, 돌아서면 깜박깜박하지만,열정만큼은 누구에게 뒤지지 않는걸요.물론 시간이 조금 더 걸릴 수는 있겠죠.하지만 이루지 못할 일은 없답니다.용기를 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훌륭하고충분히 멋지다는 걸, 그대가 알았으면 좋겠어요.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July 11, 20232023/07/11 <못난 것들이>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이제야 알았네. 수업 시간에 공부는 안 하고 첫눈 온다고 창밖만 바라보던 정근이, 꼴찌가 좋다며 툭하면 수업 빼먹던 민철이, 부모 몰래 오토바이 타다가 넘어져 여섯 달 꼬박 병원 신세 지던 동준이, 부모 이혼하고 난 뒤에 학비조차 내지 못하던 순식이...... . 그 못난 것들이 겨우겨우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말이야, 틈틈이 못난 스승을 찾아와 위로하고 간다는 것을. 그 못난 것들이 하나같이 땀 흘려 일해서 사람을 살리고 세상을 살린다는 것을.서정홍 시인의 <못난 것들이>세상을 움직이는 건 한 명의 위인이 아닌눈에 잘 띄지 않는 보통의 사람들입니다.못났다, 참으로 못났다 해도,그 못난이들의 따스한 마음 덕분에아직은 세상이 살만하다고 느끼곤 하죠.그건 아마도 이해와 공감 때문이겠지요.오래도록 방황하고, 많이 아파해본 사람일수록다른 이의 아픔도 깊이 헤아릴 수 있으니까요.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FAQs about 배미향의 저녁스케치:How many episodes does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have?The podcast currently has 6,891 episodes availab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