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신석기시대 유물 박물관이 있습니다. 기원전 6000~기원전 2000년 사이 무려 4000년간 신석기인들의 삶을 복원해볼 수 있는 부산 동삼동 패총유적입니다.
패총이란 조개무지, 즉 신석기인들이 먹고 버린 조개들의 무덤입니다. 석회질로 된 조개껍데기는 토양을 알칼리성으로 바꾸기 때문에 패총 안에 들어있는 유구와 유물들이 잘 썩지 않고 지금까지 보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동삼동 패총에서는 필설로 다할 수 없는 유물들이 쏟아졌습니다. 특히 이곳은 당대 명품팔찌의 대량생산 공장이 존재했던 곳입니다.
1999년 발굴에서는 1500여점의 팔찌가 확인됐는데, 그 중에는 완제품도 있었고, 제작도중에 깨졌거나 아니면 제작하기 전의 조개들이 섞여 있었습니다. 공장이었다는 얘기죠. 흥미로운 것은 광안리산 명품인 투박조개로 만든 이 팔찌들은 일본으로 수출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밖에도 동삼동 패총에서는 곰을 숭상한 사람들답게 흙으로 만든 곰인형이 확인됐고, 세밀한 형상은 과감히 생략한채 특징만 묘사한 사슴그림 토기도 보였습니다.
당대 신석기인들의 예술감각을 보여주는 유물입니다. 무엇보다 동삼동 패총은 한국 고고학자들의 애환과 영욕이 담긴 발굴장이었습니다. 발굴역량이 부족했던 1960~70년대 숱한 고고학도가 동삼동에서 발굴을 배웠으며,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로라하는 대표학자들로 성장했습니다.
동삼동 패총에 읽힌 흥미진진 이야기, 한번 들어보십시오. 이기환의 흔적의 역사 팟캐스트 134회는 ‘신석기 시대 명품팔찌공장 동삼동 패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