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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s about 배미향의 저녁스케치:How many episodes does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have?The podcast currently has 6,891 episodes available.
June 05, 20232023/06/05 <어머니의 울타리>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어머니는 2남 4녀 중 맏딸인데 어린 시절 동생들을 대신해 집안일을 도맡아 하면서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했습니다. 그 시절, 농촌의 없는 살림에 동생들마저 공부시킬 수 없다는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동생들에게 객지에 가서 까지 공부하라고 엄마가 등 떠밀어서 공부시켰다고 합니다. 훗날 이모들은 무사히 고등학교까지 마치고 가정을 꾸려서 경제적으로 넉넉하게 살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젊은 시절 아버지와 사별 후 우리 삼 남매 키우느라 고생을 많이 하셨습니다. 이모들은 어린 시절 어머니에 대한 보답으로, 물심양면으로 우리에게 보탬을 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어렸을 때는 철마다 옷이며, 먹을거리를 보내주었고, 제가 고등학교를 읍내로 가게 되었을 때는 이모 집에서 살 수 있게 방 한 칸 내어 주어 고등학교 3년을 이모 집에서 다닐 수 있었습니다. 30년 전 시골집을 정리하고 읍내에 우리 집을 사게 되었을 때 이모들이 집안 살림도 다 마련해 주었습니다. 큰 이모는 냉장고, 작은 이모는 세탁기, 막내이모는 텔레비전과 비디오, 외삼촌들이 장롱과 화장대등 가전제품을 구색 맞춰 사 주셨습니다. 이모들 덕분에 우리 삼 남매 결혼해 가정을 이루고 잘 살고 있습니다. 이모들은 어머니를 찾아올 때면 생필품부터 건강식품을 사 오고 어머니가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함께 먹고 즐겁게 지내다 가십니다. 자식들이 각자 삶에 바빠 어머니를 잘 찾아뵙지 못할 때 이모들이 주기적으로 찾아와서 함께 식사하고 이야기하고 하루를 보내고 가면 어머니는 활기를 얻는 것 같았습니다. 며칠 전 어머니께 안부 전화를 하니 날이 더워져 기력이 떨어졌는데 이모가 사다 준 흑염소 진액을 먹었더니 한결 기운이 난다고 하십니다. 자식으로서 속속들이 어머니를 챙겨드리지 못하는 데 이모들이 어머니를 보살펴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우리 아이들 공부시키느라 형편이 여의치 않아 당장 해 드릴 수 있는 게 별로 없지만, 훗날, 여유로운 날이 오면 이모들께 제가 효도하리라 다짐해 봅니다.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4minPlay
June 05, 20232023/06/05 <빨래 너는 여자>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햇빛이 ‘바리움’처럼 쏟아지는 한낮, 한 여자가 빨래를 널고 있다, 그 여자는 위험스레 지붕 끝을 걷고 있다, 런닝 셔츠를 탁탁 털어 허공에 쓰윽 문대기도 한다, 여기서 보니 허공과 그 여자는 무척 가까워 보인다, 그 여자의 일생이 달려와 거기 담요 옆에 펄럭인다, 그 여자가 웃는다, 그 여자의 웃음이 허공을 건너 햇빛을 건너 빨래통에 담겨 있는 우리의 살에 스며든다, 어물거리는 바람, 어물거리는 구름들,그 여자는 이제 아기 원피스를 넌다. 무용수처럼 발끝을 곧추세워 서서 허공에 탁탁 털어 빨랫줄에 건다. 아기의 울음소리가 멀리서 들려온다. 그 여자의 무용은 끝났다. 그 여자는 뛰어간다. 구름을 들고.강은교 시인의 <빨래 너는 여자>빨래는 삶의 희망을 만드는연금술일지도 몰라요.찌든 일상의 얼룩을 말끔히 지워내고바람 한 줄기, 구름 한 줌을 담아내면언제 그랬냐는 듯 기분이 좋아지니까요.오늘도 저마다의 삶이빨랫줄에서 나풀나풀 춤을 춥니다.눈물로 얼룩진 오늘이은빛 햇살을 가득 머금고뽀송뽀송해질 내일을 기다리며 말이지요.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June 04, 20232023/06/02 <이름 찾기>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언제부터인가 내 이름이 사라졌습니다. 엄마, 어~~이, 누구누구 엄마, 언니...형님...유일하게, 가끔 한 번씩 몸이 안 좋을 때 가는 병원이나 은행에서나 제 이름을 불러줍니다. 그래서 예쁜 첫딸 낳았다고 좋아하셨던 아버지가 지어 주신 내 이름을 찾기로 했습니다. 먼저 남편에게 앞으로 나를 부를 때 ‘어~이’ 라고 부르면 대답 안 할 거라고 했더니 갑자기 왜 그러냐는 눈으로 쳐다봅니다. ‘그럼 뭐라고 불러줄까?’ 라며 장난삼아 말을 하는데 나는 웃지도 않고 예쁜 내 이름을 불러달라고 했더니 ‘우리 나이에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이 어디 있어?’ 그래서 ‘없으면 우리가 먼저 하면 되지. 그러니 앞으로 나를 부를 때 성은 빼더라고 이름 불러줘.’ 그렇게 남편에게 말을 하고 친구들과도 카 톡을 하면서 앞으로 우리 서로 이름을 불러보는 것이 어떠냐고 했더니 좋다는 사람과, 이름이 너무 흔해서 길에서 부르면 서너 명은 뒤 돌아 볼 걸? 하며 싫다는 사람들로 반반이 갈립니다. 여기서 주춤거리면 이도 저도 안 될 것 같아 내가 먼저 친구 이름을 불렀습니다. ‘정희야, 우리 커피 마시러 가도 되나?’ 그러자 ‘미희야, 언제든지 두 손 들고 환영.’ 처음엔 쑥스럽고 멋 적더니 두세 번 하고나니 이젠 자연스럽게 이름을 부르고 있습니다. 친구들끼리 있을 때는 서로 이름을 불러주면서 하하 호호 웃곤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을 때는 이름 뒤에 여사라고 붙여서 부르니까 서로 대우 받는 느낌이라며 다들 좋아들 합니다. 그런데 남편은 아직까지도 영 어색한지 나를 부를 때면 옆에 와서 툭 치는데 그럴 때마다 ‘이름을 부르면 쪼르르 달려 갈 텐데’ 하면서 남편 이름을 불러주었더니 조금 어색하지만, 부르다보면 익숙해지겠지요. 아이들이 엄마라고 불러주는 것도 좋은데 가끔 기분 좋을 때는 이름을 불러달라고 했더니 알았다고 하면서도 아직까지는 불러주지 않지만 기다려 볼 겁니다. 엄마가 살아계실 때는 꼭 이름을 불러주면서 ‘밥 챙겨 먹었냐? 아픈 곳은 없냐? 너무 속상해 하지 마라.’ 하며 내 마음을 위로해 주셨는데 엄마 돌아가시고는 아무도 내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도 없고 또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도 없어 내가 먼저 나서서 찾아야 할 것 같아 해보는데 잘 한 것 맞겠지요?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4minPlay
June 04, 20232023/06/04 <저녁을 거닐다>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4minPlay
June 04, 20232023/06/02 <해 질 무렵>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해 질 무렵이면무거운 것이 가볍다가벼운 것이 무겁다해 질 무렵이면배가 고파도 배부르다배가 불러도 배고프다해 질 무렵이면보고 싶어도 보고 싶지 않다보고 싶지 않아도 보고 싶다해 질 무렵이면좁은 골목길에텅 빈 물지게를 지고 걸어가는사람이 아름답다무거울 때는 가볍게가벼울 때는 무겁게흔들리다가 엎어져텅 빈 물통의 물을다 쏟아버린 사람이 아름답다정호승 시인의 <해 질 무렵>마음의 중심이 잘 잡히지 않을 땐아무것도 두지 않는 게 답일지도 몰라요.힘겨웠던 하루도, 마음을 괴롭히는 일들도붉은 노을에 무심히 툭 던져 버려요.그렇게 다 쏟아내고 가볍게, 가볍게,다시 내일을 사는 거예요.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June 04, 20232023/06/03 <고장난 사진기>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나는 늘 사진기를 들고 다닌다보이는 것은 모두 찍어내가 보기를 바라는 것도 찍히고 바라지 않는 것도 찍힌다현상해보면 늘 바라던 것만이 나와 있어 나는 안심한다바라지 않던 것이 보인 것은 환시였다고나는 너무 오랫동안 알지 못했다 내 사진기는내가 바라는 것만을 찍어주는 고장난 사진기였음을한동안 당황하고 주저하지만그래도 그 사진기를 나는 버리지 못하고 들고 다닌다고장난 사진기여서 오히려 안심하면서신경림 시인의 <고장난 사진기>어떤 사람의 폰 앨범에는 꽃이 가득하고,어떤 사람은 풍경이, 음식들이 가득합니다.또 가장 예쁘게 나온 내 사진들이 있지요.친구들은 서로의 사진들을 보면서 너는 어쩜 이러냐,네 폰 고장 났다며 놀려대지만,내가 좋아하는 것만 쏙쏙 골라 찍고그 누구보다 나를 가장 돋보이게 찍어주는고장 난 내 폰의 사진기가 제일로 좋습니다.그 사진들을 보면 웃음이 절로 나니까,누가 뭐래도 내가 좋으면 그만이니까요.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June 04, 20232023/06/03 <사춘기 밤송이 딸>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올해 고등학생이 된 사춘기 우리 딸. 묻는 말에 대답도 잘 안 하고 늘 방문을 콕 닫고 들어가, 은근한 신경전을 벌이는 날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그때마다 "네가 사춘기면 엄마는 갱년기야. 갱년기가 사춘기 이긴다는데 엄마는 도저히 너를 못 이기겠다. 정말 넌 왜 이렇게 까칠한 거니?" 하면 딸아이는 한마디도 지지 않고 "외할머니가 그러시던데 엄마는 중학교 때부터 그랬다면서. 엄마 닮아서 그런가보네." 제 속을 긁어댑니다. 고등학생이 되어 몸도, 마음도 피곤할 것 같아 웬만하면 건드리지 않으려는데 얼마 전 아침밥을 먹으며 "학교생활은 재미있니? 친구들 많이 사귀었어?" 라고 조심스럽게 물으니 "엄마는 학교 다닐 때 재미있었어? 선생님들은 맨 날 공부해라, 지금 열심히 안하면 3학년 되서 후회한다고 무슨 녹음기 틀어놓은 것처럼 공부 이야기만 하고, 재미없어." 괜히 말을 걸었구나 싶으면서 딸아이의 대답을 듣고 나니 또 덜컥 겁이 났습니다. 투덜거리던 딸아이가 며칠 전에는 야간 자율 학습을 끝내고 집에 와서는 그 늦은 시간 방에서 한참을 통화를 하고 나오더니 묻지도 않은 말을 합니다. "엄마, 내일부터 학교 안 태워줘도 돼. 친구랑 같이 걸어가기로 했어." “응? 같이 갈 친구가 있어?" "응, 있어. 걔가 나보고 성격도 좋고 잘 맞는 것 같다고 절친 하재." 라면서 친구이름, 사는 곳, 성격까지 줄줄이 이야기 합니다. 다음날 입맛이 없다면서 그냥 가려는 딸아이에게 바나나와 구운 계란을 비닐 팩에 담아주었더니 "엄마, 이거 하나씩만 더 담아줘. 친구랑 가면서 먹게. 그리고 오늘 저녁 야자 선생님이 엄청 착하거든. 그래서 우리 그 시간에 몰래 떡볶이 먹으러 가기로 했어. 너무 신나." 그 모습을 보니 안도의 한숨이 나오면서 제 고등학교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저 역시도 고등학교 가서는 대학진학이 코앞이라는 생각에 모든 친구들을 다 라이벌이었습니다. 하지만 친한 친구가 생기면서 야간 자율학습 땡땡이도 치고 수업 시간에 도시락도 까먹다 들켜서 벌도 받으면서 친구와의 우정이 돈독해졌습니다. 까칠한 밤송이 같은 우리 딸 부디 학교생활 잘 해 나가면서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 예쁜 추억 가득 만들어 가길 바래봅니다.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4minPlay
June 04, 20232023/06/04 <내 삶의 길목에서>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이모가 유명 브랜드 다리미를 샀는데 3개월 쓰고 고장이 났다고 합니다. 다리미에서 스팀이 힘 있게 뿜어져 나오지 않고, 물 세듯이 힘없이 줄줄 흐른다고.. AS 맡기려고 하다 귀찮아서 그냥 쓴다고 합니다. 저는 집에 와서 저희 집 다리미를 봤습니다. 이 다리미는 1983년도에 아빠가 해외 건설노동자로 일하면서 사온 다리미입니다. 얼마나 튼튼한지 그 동안 한 번도 고장 난적이 없습니다. 낡고 색은 좀 변했지만, 이 다리미로 교복, 군복, 일상복, 정장 까지 칼 주름 잡았지요. 또 누나는 에코 백을 많이 만드는데, 이 다리미로 반듯하게 각 잡듯이 다려서 팔기도 했습니다. 며칠 전 친구 병문안 가는 길에 붕어빵을 사가기로 했습니다. 붕어빵 파는 곳에 가서 기다리는데 옆에 밥통이 있는 겁니다. '밥통에서 반죽을 숙성 시키나?'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밥통에 돈을 넣어 두네요. 붕어빵을 사면 손님들이 알아서 밥통에 돈을 넣고, 잔돈을 가져간다고요. '돈 만지고, 붕어빵 만지면 청결하지 못해~! 손님들이 직접 돈을 넣는 거야. 그리고 밥통에 돈을 넣은 후 부터 손님들이 더 많이 와. 밥통이 효자야.!!' 고장 난 밥통이 돈을 모이게 하는 신비한 능력이 있었네요.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가전제품이 고물상으로 갈수 있고, 사랑 뜸 뿍 받는 효자도 될 수 있네요. 이번에 작은 탈수기를 사기로 했어요. 작은 옷은 손빨래해서 탈수기에 넣고 돌릴 생각이죠. 중고로 탈수기 판매 글을 보고 거래장소로 갔습니다. 탈수기를 수레에 담아서 집으로 가져오는데 낡은 손수레 바퀴가 찌그러집니다. 거북이처럼 조심조심...오는데, 집에 거의 다 와서 바퀴가 두 동강이 났습니다. 가져온 이 탈수기는 유용하게 쓰일 효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4minPlay
June 01, 20232023/06/01 <슈퍼 호박>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그 유명한 슈퍼 호박을 심었더니 금 새 튼실한 놈들이 나옵니다. ''역시 초보 농사꾼이 처음은 잘 짓는단 말이야.'' 위 밭에 농사짓는 언니 말씀입니다. 2주 만에 올라가 보니 입을 닫을 수 없을 정도로 호박이란 놈이 커 가고 있었습니다. 여기도 저기도 신기하게 발견한 것 만해도 6개나.. 이 많은 걸 누굴 줄까 생각하다 혼자 코웃음을 치고 말았습니다. 8년 전부터 건강을 위해 시작한 탁구 친구들이 생각났습니다. 다음 시합 때 우승한 순서대로 큰 호박부터 1.2.3.등 시상품으로 걸기로 했습니다. 드디어 수확한 거대한 호박. 그런데 탁구 시합 때 주려니 상품보존을 잘 하였다 갖고 가야 할 텐데 이걸 어찌 가져가야 할지.. 남편은 보자기에 싸 가면 좋을 듯 하다하여 보자기에 쌌습니다. 어깨에 메고 내려가는데 산행하러 올라오는 사람 ‘뭐야’ 하면서 자기들 끼리 웃습니다. 결국 집에까지 잘 매고 왔는데 또 탁구장까지 가져가는 게 문제였습니다. 역시 보자기만 한 게 없습니다. 탁구장으로 옮기는 거 까지도 성공. 시합을 마치고 제일 큰 거부터 1등 다음 2등 작은 것이 3등으로 선별이 되어 시상을 하는데 너무 커서 선 듯 가져가지를 못합니다. 순서가 뒤 바뀜이 되어 버렸습니다. 4등이 제일 큰 거, 그다음 작은 순서부터로.. 시상으로 마치니 또 이렇게 큰 걸 어떻게 먹냐고 아우성입니다. 가을걷이로 농사지은 고추. 호박 등 깍두기처럼 잘라 급 냉동으로 저장해 필요할 때 꺼내 먹었더니 향기가 그대로 살아 있다 하였더니 다들 맞다 고 갈채를 보냅니다. 내가 직접 농사지어 수확해 이웃과 나눔의 기회를 갖게 되어 얼마나 행복한지 모릅니다. 물리적으로 큰 호박보다도 마음속에 자란 나눔의 행복이 더 소중하다 싶었답니다.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4minPlay
June 01, 20232023/06/01 <여름>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은어가 익는 철이었을 것이다. 아니다. 수박이 익는 철이었다. 통통하게 알을 밴 섬진강 은어들이 더운 몸을 더이상은 참을 수가 없어 찬 물을 찾아 상류로 상류로 은빛 등을 파닥이며 거슬러 오를 때였다. 그러면 거기 간전면 동방천 아이들이나 마산면 냉천리 아이들은 메기 입을 한 채 바께쓰를 들고 여울에 걸터앉아 한나절이면 수백마리의 알 밴 은어들을 생으로 훑어가곤 하였으니, 지금와 생각해보면 참으로 끔찍한 일이지만, 그런 밤이면 더운 우리 온몸에서도 마구 수박내가 나고 우리도 하늘의 어딘가를 향해 은하수처럼 끝없이 하얗게 거슬러 오르는 꿈을 꾸었다.이시영 시인의 <여름>산으로 들로 뛰어다니다물을 만나면 첨벙첨벙물고기도 잡고 살구도 따 먹고여름은 신나는 일만 가득 담은 선물 보따리였죠.한 손엔 옥수수 다른 한 손엔 수박을 들고쏟아지는 별 속에서 내일을 꿈꾸던 그 여름이유월을 따라 저만치서 오고 있어요.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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