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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s about 배미향의 저녁스케치:How many episodes does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have?The podcast currently has 6,891 episodes available.
May 31, 20232023/05/31 <행복에 대한 저항시>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연금을 계산하고 노후를 설계하고새로 나온 보험을 좇아다니다가봄날이 다 지나갔다아파트 한채를 장만하고 차 한대를 갖고여행상품을 검색하는 동안명품을 간파하는 눈이 생겼는데 사람은 알아보지 못하고배신 타령을 한다와인맛 커피맛을 하는 혀좋은 브랜드 옷의 감촉은 좋아하면서도정작 네 살갗에는 무덤덤행복해져야겠다는 생각 때문에주말이면 쇼핑과 외식으로 파김치가 되어 돌아온다여행을 가도 남는 건 사진밖에 없더라 법석을 떨면서폭식하듯 사진을 찍는다뼈 빠지게 사노라 살지 못했는가죽는 것은 습관이 아닌데 사는 것은 습관이 되어서행복이여, 어쩌다 나는 행복에 대한 저항시를 쓴다행복을 위해서도 저항시를 위해서도 이건 참 서글픈 일이다손택수 시인의 <행복에 대한 저항시>이번에 차 바꾼대,투자 대박이래,또 여행을 간다네.누군가의 행복 퍼레이드를 보고 있으면,나는 과연 행복을 위해 뭘 하고 있나 싶습니다.근데, 알잖아요.참 행복은 물질과 크기에 있지 않단 거.무탈한 하루를 보낸 후 맛있는 저녁을 먹고두 다리 쭉 뻗고 잠자리에 들 수 있다면,그게 바로 행복 아닐까요.다른 사람의 행복과 저울질하느라일상의 소박한 행복들에 저항하지 말아요.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May 31, 20232023/05/31 <집순이 의 하루>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우리 집 쫑쫑 이. 유기 견 보호소에 갔다가 데려오게 되었는데 며칠 동안은 너무 많이 물려서 파양도 생각해보았지만 어디 간들 이 아이가 힘들 것이라 생각해 우리 집에 온 이상 최선을 다해보자 한 것이 4년이 되었습니다. 문제는 혼자 집에 두기가 힘들다는 겁니다. 한번은 가족이 외식을 가기위해서 카메라로 촬영을 해두고 나갔다 돌아와서 본 영상은 정말 안쓰럽기 그지없었습니다. 2시간동안 점프를 했다가 하울링을 했다가 문을 발로 긁기를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 혼자두지 않았습니다. 아이는 학교가고 남편은 직장에 가고.. 나는 강아지를 데리고 나가지 않는 한 집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친구를 만나는 일도 때로는 미루거나 취소하는 일도 많아졌습니다. 주말에도 집에 머무는 날들이 많아졌습니다. 대신에 독서가 늘었고 라디오를 듣거나 집안이 깨끗해지는 등 좋아진 점들도 많아지긴 했습니다. 요리도 자주하고 집에서 러닝머신을 하고 피아노를 치기도 합니다. 나는 집에는 잠 만 자러 들어오던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집 순이가 되었습니다. 대화상대는 반려견이였고 얘는 입이 무거워서 그 어느 누구에게도 내말을 옮기지 않아 정말 좋았습니다. 그리고 진심어린말로 ‘너 다음생애 사람으로 태어나라. 그러면 우리 만나서 밥도 먹고 아메리카노도 마시자.’ 그러면 쭁쭁이는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알겠다는 눈치입니다. 요즘 제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현실을 받아들일 줄 아는 내가 되어가고 있는 걸 느낍니다. 바빴던 일상 속 정지된 듯 한 하루하루에서 빗소리에 귀 기울이게 되고, 베란다 꽃도 돌보고, 어항에 물고기도 보였습니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뺨을 스쳐가는 느낌도 이제는 너무도 확연히 느껴집니다. 여행을 가서야 보이는 일출이나 일몰도 하루의 관심사가 되었습니다. 꼭 반려견이 아니더라도 하루가 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는 듯 하는 현대인들도 잠시나마 느끼고 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다면 지친 일상의 치유가 되어주지 않을까 싶습니다.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4minPlay
May 30, 20232023/05/30 <요즘의 발견>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잊은 듯이 한참 있다가뚜껑을 열면솥바닥에 자리잡은절망의 크기만큼온전한 한덩이의 누룽지가안간힘으로 솟아올라 있다구수한 누룽지 한조각 만드는 것이요즘 나의 즐거움이다누룽지를 들어내고환한 솥바닥을 가만히 바라보는 것이요즘 나의 발견이다나희덕 시인의 <요즘의 발견>적당히 잘 눌은 누룽지는솥 바닥에서 깨끗하게 똑 떨어집니다.누룽지를 떼어내고 말끔해진 솥을 보면그렇게 개운할 수가 없지요.마음도 그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그럼 속이 타들어 갈 일도 없고잠 못 드는 일도 없을 텐데.마음 저 밑바닥에 눌어붙은 어두운 생각들을어떻게 하면 몽땅 긁어낼 수 있을까 고민하며애꿎은 빈 솥만 물끄러미 들여다봅니다.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May 30, 20232023/05/30 <멜랑꼬리 맨>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주말을 지나던 궂은비에 우울히 집안을 서성이다 오래전에 쓴 듯한 이렇게 비 내리던 날의 글을 발견했습니다. *점심 식사에 흰 머위 대 볶음이 콩가루에 묻혀 나왔다. 비가 억수같이 오던 날 우리 일행은 기린이라는 유쾌한 면소인 현리 차부 뒷골목의 허름한 집에서 산나물과 된장국으로 늦은 점심 허기를 때울 때우고 있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덜컹대는 유리 창 너머로 억수 같은 장대비가 내리고. 그때 문이 열리며 낯선 할머니가 비에 흠씬 젖어 광주리를 이고 들어섰다. 그녀가 광주리를 이고 어쩔 줄 몰라 할 때 주인아주머니가 한 소리 했다. ‘할매 오늘은 늦었고 만요. 벌써 시장에서 사다 반찬 만들었다요. 담에 다시 와요.’ 난감한 할머니는 나가지도 서지도 못하고 엉거주춤 있었다. 그때 맘 약한 나와 눈이 마주 쳤다. ‘뭐예요?’ 할머니 대신 식당 아줌마가 ‘우리 집에 야채 갖다 주는 할 멘데. 요즘은 머위 대를 삶아 껍질을 까서 가져오는데 오늘은 비가 와서 안 오는 줄 알고 다른 데서 사와서 사줄 수가 없네.’ 어제 저녁에 머위를 베다 삶아서 새벽부터 멍석 위에 홀로 앉아 해가 뜰 때까지 껍질을 까서 광주리에 이고 이십 여리를 걸어 면소에 도착해 몇 푼의 돈으로 바꾸어 국수도 사고 멸치도 사고 그리고 집으로 돌아간다는데... ‘그게 다 얼마 예요?’ 할미는 주인 눈치를 보느라 망설이는 중에 식당 아주머니 ‘다 해봐야 돈 만원이지.’ 나는 호기롭게 이만 원을 주고 그걸 샀다. 그리고 비가 그쳤다. 내린 천 상류에 미림이란 마을에서 송어 루어 낚시질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노닐다가 그날 저녁 늦게 집에 돌아와 차 안에 있던 검은 봉지에 담긴 머위 대를 발견했다. 그런데 너무 더운 차에 두었던 탓에 머위 대는 다 쉬어 버렸다. 집사람이 혀를 차며 갖다 버렸다. 그날 밤 잠이 오지 않았다. 밤새 머위대의 껍질을 손톱이 빠지라고 까고 있는 그 할매의 촉촉한 눈가가 잊혀 지지가 않아서... 그렇게 이십 리를 이고 온 그 나물을.....*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4minPlay
May 29, 20232023/05/28 <감포 바닷가에서>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남해안 갯벌체험의 설천마을. 경남 통영의 사량도. 경주의 감포 바닷가. 어디를 가야 할지 몰라 헤매기를 며칠.. 결국 최종 낙찰 지는 회장의 의견대로 감포 바닷가. 느지막이 피곤한 몸을 이끌고 전자관에 도착하니 4시 10분경. 먼저 도착한 회원들과 웃음 가득한 여유로움 속에서 커피 한잔으로 목을 축이고 대구를 출발했습니다. 북 대구 IC를 지나서 경주로 향하는 경부 고속도로. 평사에 들러 과일로 약간의 허기를 달래고 끝없이 펼쳐진 바다로 줄달음칩니다. 목적지 도착 시간이 6시 20분경. 짐을 정리 하고 평상에 앉아서 파도소리를 느껴봅니다. 준비한 자연산 회에 바다의 비릿한 내음을 양념으로 버물림의 맛이란. 순식간 술 열 댓 병이 사라지고 그래도 전부 멀쩡. 역시 분위기가 사람 잡나 봅니다. 시계가 새벽1시를 지나고 모두가 지쳤는지 하나 둘씩 사라집니다. 새벽 4시경 에 소나기소리. 평상에 회장 부부가 자는데... 그래도 비몽사몽..아침7시. 회장이 "따개비" 잡으러 가자고 합니다. 드라이버 챙기고 검정 봉다리 들고 슬리퍼 신고..그날 진자 많이 잡았습니다. 아침 먹고, 방파제에 가서는 낚시 삼매경에 잠시 빠져보고..매운탕으로 점심 간단히 해결하고. 2시 30분경 대구로 출발. 오는 길 경주에 들러 커플 자전거도 타보고.. 대구에 도착하니 저녁 7시. 참 즐거운 1박2일 이었습니다.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4minPlay
May 29, 20232023/05/26 <내 삶의 길목에서>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저는 두 딸을 키우고 있습니다. 큰애는 자연분만을 했는데, 둘째는 자연분만을 하다가 뇌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결국 뇌병변이라는 장애를 안고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큰애가 그 때 5살. 똑똑하고 건강한 모습만 보다가 말 한마디 하지 못하고 걷지도 못하는 아이를 돌보는 게 정말 힘들었습니다. 남편도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괴로워 하다가 공황장애 증상를 보이더니 잘 다니던 직장도 그만 두었습니다. 자영업을 시작했지만 너무 융통성이 없는 성격이라 장사를 하면서 부딪치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결국 장사는 망하고 남편은 실업자가 되어 우리는 월세 방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10년의 세월이 흘러 큰애가 중3이 되었습니다. 아버지가 번듯한 직장이 없고 동생이 장애를 앓고 있으니 늘 큰 애한테 미안했습니다. 그래도 이해해주겠지 생각했어요. 그런데 얼마 전, 큰애가 이런 말을 합니다. “아빠도 좋은 대학 나왔지만 지금은 백수고, 엄마도 지수 때문에 매일 힘들어 하니 나 대학을 가고 싶지 않아. 우리 형편에 대학 간다는 게 말이 돼? 대출받아서 공부하라는 말 하지도 마. 난 돈을 벌 거야. 그래서 이 지긋지긋한 월세 방에서 벗어날 거야.”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그래도 나는 저만 착실하게 공부하고 대학가서 아르바이트 해 가며 공부하면 되겠구나 생각했는데 아이는 절대 대학 가지 않고 실업계로 가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버지와 대화도 하지 않고 그렇게 잘 놀아 주던 동생도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친구 집에서 며칠씩 지내다 오고, 집에 들어오기도 싫다고 합니다. 야단치며 타일러 보았지만 그렇게 착하던 아이가 이제는 제 말도 듣기 싫다 합니다. ‘나는 엄마가 하라는 대로 했는데 왜 아빠는 엄마 말을 안 들어? 돈 벌러 나가라고 하는데도 아빠는 집에만 있잖아. 그리고 언제까지 장애동생을 엄마 혼자 키워야 해?‘ 사실 저는 뭐라고 답해야 할지 아무 말도 못하고 있습니다. 정말 아이를 어떻게 위로해 주어야 할지 너무도 힘든 요즘입니다.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4minPlay
May 29, 20232023/05/26 <오월이 가기 전에>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베네딕도 수녀원 울 따라 걷노라면아슬한 나뭇가지 타고 오른 줄장미눈맞춤 그것만으로 마음결 환하여라오월이 가기 전에 하고픈 말 있는지무심한 행인들 가만 불러 세운다힘들 때 하늘도 가끔 바라보며 살라는지이희숙 시인의 <오월이 가기 전에>하늘 좋은 날엔 하늘멍, 구름멍.담장을 수놓은 장미를 보며 장미멍.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선 바람멍.소낙비가 내리면 비멍.무슨 할 말이 그리도 많은지,오월이 옷깃을 잡아끄는 바람에자꾸만 걸음을 멈추게 됩니다.그래, ‘이젠 안녕’ 인사할 날도얼마 남지 않았는데 실컷 들어 주자, 싶어가던 길 멈추고 오도카니 앉아오월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봅니다.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May 29, 20232023/05/29 <그날의 버스비>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며칠 전, 지방의 한 시외버스 정류장에 들른 적이 있는데 그 곳에서 아주 오래전 추억이 떠올랐습니다. 당시 여고생이던 저와 단짝 친구와 소소한 일로 마음 상해서 한 동안 서먹서먹하게 지냈습니다. 그러다 여름방학을 맞았죠. 이대로 공백기를 가지면 안 되겠다 싶어 시골에 가 있는 친구를 만나러 2시간 거리 버스를 타고 갔습니다. 그런데 시외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는데 지갑과 친구의 주소가 있던 가방을 통째로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친구 집은 이제 주소를 모르니 갈 수 없고 그냥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버스비가 없었습니다. 생각 끝에 상점에 들어가 사정을 설명하고 돈을 빌려야겠다 싶었습니다. 한 상점으로 들어가 떨리는 목소리로 상황을 말씀드렸는데 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여 사장님은 큰 소리로 “불쌍한 얼굴로 와서 내일 꼭 돌려주겠다며 간 사람이 어디 한 둘 인줄 아나! 다시 와서 돌려주고 간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네. 딴 데 가서 알아봐!” 꼭 돌려드리겠다고 간곡히 사정했지만 여사장님의 마음을 바꾸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그 때 한 남자분이 자신의 상점으로 가시더니 선뜻 돈을 꺼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내일 꼭 돌려 드리겠습니다.” 사장님은 괜찮다고 하셨지만 난 분명히 약속드렸고, 그 빌려주신 돈으로 겨우 집에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인간이 얼마나 간사한지 그 애타던 마음이 사라지고 다시 2시간이 넘는 거리를 가야한다는 사실이 힘겹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저런 말들이 머리를 휩쓸고 지나갑니다. 돈을 받았던 사람들 중 한명도 다시 찾아오지 않았다며 화를 퍼부어댔던 여 사장님의 말, 괜찮으니 다시 안와도 된다는 남자 사장님의 말, 무슨 일이 있어도 꼭 다시 돌려드리겠다고 약속했던 내 말들이 머릿속에서 뒤엉켰습니다. 전 바로 일어나 2시간 거리를 다시 버스를 타고 가 그 돈을 돌려드렸습니다. 멀리서 놀란 눈으로 나를 쳐다보시던 여 사장님과, 다시 오리라 기대하지 않으신 듯 역시 놀란 눈으로 나를 보다가 이내 따스하게 웃으시던 남자 사장님을 뒤로 하고 다시 버스에 올랐는데 참으로 편안함과 행복감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내 말에 약속을 지킨 내 자신이 대견했습니다.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5minPlay
May 29, 20232023/05/27 <나는 왜?>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맏며느리지만 맏이 역할을 못하고 지냈습니다. 시어머님 살아계실 때, 맏이인 우리 집보다 동서네 집에서 사셨습니다. 효자 남편은 늘 그게 마땅찮아 했는데 어머님과 꼭 사이가 좋지 않아서보다는 동서가 직장에 다니니 어쩔 수 없이 동서네 아이들을 봐 주다가 그냥 동서네 집에서 아예 살게 되신 겁니다. 아무래도 같이 안 살다보니 나는 시어머님과는 늘 서먹하고 불편했습니다. 그래서 동서 네서 지내는 시어머님을 모시고 와야지 라는 생각은 하지 않고 살았습니다. 가끔 남편이 "이제 어머님 우리 집에서 모셔야 하는 거 아니야? 라고 하면 "오시라고 하세요. 내가 뭐 어머님을 못 오시게 했나요?‘ 라고 볼 멘 소리 만 했을 뿐 막상 어머님을 모시고 오는데 적극적이지 못했습니다. 어머님이 치매에 걸려 요양시설에 가 계시는 동안 저는 그 동안 못해드린 미안한 마음이 커서 남편과 자주 갔었습니다. 어머님은 나를 알아본 적은 없었는데 효자 아들은 알아보셨습니다. 아마도 어머님은 내게 대한 서운한 마음 대신 나를 알아보지 못한 걸로 표현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어머님이 먼 길 떠나시고 이제는 집안의 어른이 내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러나 어머님은 오래 동안 모셨던 동서에게 무어든 의논하고 동서가 중심이 되어 결정을 하다 보니 동서가 안 된다고 하면 모두 아닌 게 됩니다. 나도 내가 맏이고 형님이지만 동서가 안 된다고 하면 나는 그냥 동서 편을 들어줍니다. 그래놓고는 혼자서 속상 할 때도 있습니다. ’왜 나는 늘 손아랫사람에게 끌려만 갈까? 왜 나는 한 번도 내 주장을 내 세우지 않고 그저 남이 하자는 대로 할까?‘ 내 우유부단한 성격을 탓 해 보기도 하지만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늘 그냥 넘어갑니다. 또 동서의 결정이 나중에 보면 다 옳은 것이라서 이렇게 그냥 살아가는지 모릅니다. 어쩌면 그동안 내가 할 일을 동서가 해준 것이니 손 위사람 이라고 내세울 것이 아니라, 내일은 동서를 불러서 맛있는 밥 한 끼 먹자고 해야겠습니다.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4minPlay
May 29, 20232023/05/28 <저녁을 거닐다>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4min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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