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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s about 배미향의 저녁스케치:How many episodes does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have?The podcast currently has 6,891 episodes available.
September 24, 20232023/09/24 <청설모와 알밤>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가끔씩 시간이 날 적엔 퇴직한 남편과 집 근처 산에 올라 산책을 즐기곤 하는데, 매미 소리가 세차게 울어대던 산길에 어느새 귀뚜라미 풀벌레 소리가 귀를 기울이게 합니다. 산길엔 정겨운 도토리가 알밤이 영글어서 하나, 둘 떨어져 있고 그런가 하면 바람결에 떨어져 내리는 낙엽들을 보면서 어느새 우리 곁에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끼게 됩니다. 한참을 걷노라니, 나무 위에 쌩하니 달려가는 까만 청설모 한 마리가 보입니다. 입엔 알밤 한 개를 물고, 나무 가지 위를 이리, 저리 옮겨 다니는 모습이 신기해 동영상으로 찍었습니다. 며칠 전 가을비가 내린 새벽녘에, 비가 그친 공원에 나가보니 새벽하늘에 달님이 구름 사이로 고개를 내밀고, 새벽별도 떠 있더라고요. 얼마 전 슈퍼 블루문이 뜬다기에, 온 동네를 헤매고 다녔던 적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14년 후에나 볼 수 있다고 해서 더 더욱 추억의 한 장면으로 간직했네요. 가을이 영글어 가는 시간들. 잘 익은 포도를 입에 무니 "아~ 정말 달콤하다." .. 가을 햇빛에 잘 영근 노란 호박으로 호박죽을 쑤어 가족들 건강식으로 챙겨 줘야겠습니다.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September 24, 20232023/09/22 <내 삶의 길목에서>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또 맏딸이 다녀간 모양입니다. 지저분하던 집이 깔끔하게 청소가 되어 있고 냉장고에도 혹시나 하고 아껴둔 반찬들이 싸그리 버려져 냉장고가 깨끗이 된 걸 보니.. 딸은 아픈 시부모 모시랴 회사 다니랴 세 아이 엄마까지 그것도 모자라 옆에 사는 혼자인 저 까지 챙기느라 힘듭니다. 두 아들은 멀리서 가끔 한번 씩 들르니까 저도 모르게 가까이 있는 딸에게 의지하게 됩니다. 딸이 어쩌다 바쁜 시간을 쪼개 집에 와 점심을 먹고 갈 때가 있는데 그때도 해 주는 밥 먹고 쉬다 가면 될 것을 밥을 먹자마자 설거지하고 냉장고 정리까지 하고 종종걸음으로 갑니다. 그냥 가라고 해도 “내가 하고 가면 엄마가 편하잖아. 그리고 엄마보단 아직 내가 힘이 있으니 덜 힘들어”라며 웃습니다. 제가 딸이 둘인데 둘째딸은 또 다릅니다. 둘이 같이 올 때면 큰 딸이 설거지하고 청소하고 집안일 하면서 작은딸에게 한마디 합니다“넌 엄마 힘든데 집에 오면 치워주고 싶은 생각이 안 들어?”“언니가 안하면 나도 해. 근데 언니가 워낙에 성격이 급하니까 내가 할 시간을 안주는 거야.”그렇습니다. 큰 딸은 성격이 급하고 깔끔해서 모든 것을 해 놓고 쉬는 편이고 작은 딸은 느긋해서 다음에 하면 되지 뭐 라고 편히 생각하니 일을 하는 건 항상 큰딸입니다. ‘엄마 난 하나도 힘 안 들어. 내가 가장 힘든 건 엄마가 아픈 거니까 아프지만 마.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다 말하고 아껴서 자식들 주지 말고 그냥 다 먹어. 우리는 좋은 거 엄마보다 먹을 날 많거든”하는 큰딸. 무더위 지나고 둘만의 여행을 예약해 두었다고 열심히 걸으면서 다리에 힘을 길러두라고 합니다. 엄마와 같이 여행 다닐 날이 많지 않을 테니 추억을 많이 만들어 두어야 한다고 한다며 눈물을 글썽이는데 마음이 찡했습니다. 맏딸은 살림밑천 이라는 예전 어른들 말이 틀린 게 하나도 없다 싶습니다. 이런 맏딸을 위해서라도 아끼지 말고 몸에 좋은 거 먹고 즐겁게 살아야겠습니다.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4minPlay
September 24, 20232023/09/23 <밥이나 제대로 먹고 댕기냐>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밥이나 제대로 먹고 댕기냐?’내가 집에 들어섰다 하면 어머니는,대답 따위는 기다릴 것 없이 부엌으로 향했다빵이나 떡은 군것질일 뿐,끼니만은 밥이라고 고집하였다어머니, 성산동에 살던 때가 생각납니다모래내 시장에서 김칫거리를 사들고서 걸어오던 일걷다가 쉬고 쉬다가 걸으며 어머니를 부려 기운 빼던 일철로를 건너 골목 끝에 대영약국이 있지요, 거기까지면 다 온 거지요지금은 거기도 마을버스가 생겼겠지만택시는 언감생심 타지 못하던그때가 지금에야 사무칩니다돌절구에 고추 갈고 마늘을 찧어풋김치 색깔 곱게 버무리던 어머니밥이 보약이니라, 입맛 좋을 때 먹어라사시사철 밥걱정에 편할 틈이 없더니밥은 어머니의 오지랖, 어머니의 진리, 어머니의 사서삼경,어머니의 규율, 어머니의 성경말씀, 어머니의 유언어머니, 저도자식들 밥걱정에 동당거리며 삽니다밥은 먹었니? 더 먹으렴유전하는 노래하나 뼛속에 익혀아침저녁 힘을 주어 불러댑니다밥 먹어라, 밥 먹어라 외쳐댑니다어머니가 제 안에서 걱정하는 겁니다이향아 시인의 <밥이나 제대로 먹고 댕기냐>안부 전화를 하면,가장 먼저 “밥은 먹었어?”하고 묻던 엄마.그게 뭐가 중요하다고, 늘 대수롭잖게 여겼지만,힘들 때나 슬플 때나, 지금껏 그 밥심으로 살지요.지친 마음을 토닥여 주던 엄마의 밥상,밥으로 전한 엄마의 깊은 사랑이 고픈 저녁입니다.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September 24, 20232023/09/22 <흔들리는 것들>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저 가볍게 나는 하루살이에게도삶의 무게는 있어마른 쑥풀 향기 속으로툭 튀어오르는 메뚜기에게도삶의 속도는 있어코스모스 한 송이가 허리를 휘이청 하며온몸으로 그 무게와 속도를 받아낸다어느 해 가을인들 온통흔들리는 것 천지 아니었으랴바람에 불려가는 저 잎새 끝에도온기는 남아 있어생명의 물기 한점 흐르고 있어나는 낡은 담벼락이 되어 그 눈물을 받아내고 있다나희덕 시인의 <흔들리는 것들>하찮아 보이는 생명이라 할지라도각각 나름의 삶의 무게가 있을 겁니다.불어오는 바람에 휘청거리면서도제 자릴 지키는 생명들처럼함부로 쓰러지지 않기로 해요.스스로를 지켜낼 수 있는단단한 심지를 지닌 우리니까.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September 24, 20232023/09/24 <저녁을 거닐다>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4minPlay
September 21, 20232023/09/21 <여린 것들에 대한 연민>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그 할머니를 알게 된 것은 소읍에 내려와 얼마 지나지 않았던 2년 전이었습니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어느 날 점심때, 협력업체의 소장이 맛있는 집이 있다고 해서 그 할머니 집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 집에서 가장 큰 방으로 안내 되었고 잠시 후 할머니가 시키기도 전에 사람 수 데로 칼국수와 파전과 한 주전자의 막걸리와 들어 왔습니다. 그건데 먹어도 먹어도 칼국수는 나 보이고 채 썬 감자와 호박과 부추만 입 안 가득, 그리고 드디어 국수, 바닥에 깔려 있던 쫀득쫀득하고 삐뚤뺴뚤하게 잘린 칼국수가 양념장에서 배어 입 안 가득 펴져옵니다. 그 이후로 나는 한 주일에도 여러 차례 할머니 집에 드나들었습니다. 어느 비가 와 현장작업이 일찍 끝난 날, 그 집에 들어서며 “할머니 밥 좀 얻어먹으러 왔어요.” 그러자 할머니 “그러시게나. 숫 가락 하나 더 놓으면 되지. 큼직하게 썬 돼지호박에 새우젓을 잔뜩 넣어 간을 한 이른바 젓국, 그리고 그 지역에서 많이 잡힌다는 깡치젓을 찐 것. 은근한 맛이 참 좋았습니다. 나는 휴일이나 비가 내리면 현장 기술자들에게 부탁해 할머니 집의 새는 지붕이나 깨진 서까래, 틀어진 창문과 벽 등을 수리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올 봄부터 할머니가 가끔씩 보이지 않습니다. ‘이제 난 서울 아들집으로 가네..’하시는 할머니 손을 슬그머니 잡아 보니 그 손은 마치 보리 껍질처럼 거칠고 거북 등짝처럼 딱딱하게 굳어 있습니다. 그게 그 할머니와의 마지막이었습니다. 이제 그 소읍에서의 공사를 마치고 해단 식을 했습니다. 늦은 밤,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러 커피 한잔을 들고 하늘을 바라보는데 2년 여의 생활이 중첩된 산 그림자의 실루엣처럼 다가옵니다. 나는 할머니가 어디로 갈지 알고 있습니다. 할머니 손이 거북등처럼 공들여 번 돈으로 사준 도회지의 아들과 딸의 아파트로는 가지 못 한다는 걸..어느 도시 변두리의 요양원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나도 나의 어머니와 아버지를 그렇게 했으니까... 그리고..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이 사치스런 연민은 그저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노라고 내 스스로를 위안하는 구차한 강변이라는 것도 ......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5minPlay
September 21, 20232023/09/21 <중년의 가을>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바람이무심히 지나가면어느새인생도 쓸쓸한 가을중년의 길목에서 가슴 울린다날마다 우체국문 열고 들어서듯나도 글을 써누군가의 가슴을 열고조금씩 조금씩 들어서고 싶다거울 앞에 서면세월이씁쓸히 웃고 있지만가슴 두근거리는설렘과 그리움이 맴돈다.숲길을 산책하다풀숲에 숨은 밤알을 줍듯,진주처럼 빛나는그리움 하나 줍고 싶다오석주 시인의 <중년의 가을>가을은 살아온 날들을한 번쯤 뒤돌아보게 되는 계절.지나온 시간을 거슬러 추억을 떠올릴 때마다가슴은 온통 그리움으로 물들어 갑니다.이제 단풍이 붉어지면그리움도 점점 짙어만 갈 테죠.단풍이 질 무렵엔 그리움 하나, 줍고 싶습니다.오래도록 기억하고픈 그런 그리움을 말예요.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September 20, 20232023/09/20 <아들 녀석이 하는 말>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엄마 교감 때문에 힘들어학교 그만두고 싶어 했더니교감을 곶감이라 생각하고먹어 버려푸하하어느 날 또교장 때문에 힘들어 죽겠어사표 내고 싶어 했더니교장을 육개장이라 생각하고먹어 버려푸하하하스트레스 날리는 덴역시 우리 아들이 최고야채지원 시인의 <아들 녀석이 하는 말>고민되는 일일수록 쉽게 쉽게.힘든 사람을 만나면 좋게 좋게.붙잡고 있는다고 해결되지 않으니까이해 안 되면 안 되는 대로 내버려 두고,에잇~ 모르겠다. 어찌 되겠지~하고시간에 맡겨 두는 겁니다.그런다고 갑작스레 상황이 바뀌진 않겠지만,그사이 한 뼘 더 자라날 내 마음을 믿어보는 거예요.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50minPlay
September 20, 20232023/09/19 <갈림길>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숨 가쁘게 쫓기듯 달려 온 길고개 중턱에 서서 뒤돌아보니생각보다 많이 바뀐 인생 뒤안길어디서부터 잘못 접어 들었을까마음 내키며 걸어온 길은 턱 없이 짧았다지금 돌아가기엔 너무 멀고 아득하다오후 중턱에 걸친 햇살 보며 생각 고쳐본다그래! 이제부터는 내 맘대로 걸어 가보자그래야 내 삶에 덜 미안할 거니까마음에 숨은 또 다른 내가 하고 싶은 대로가고 싶은 길 당당히 걷자손가락질 비아냥거림 무시해 버리고서석노 시인의 <갈림길>여태 누군가를 위한 길을 걸어왔다면다음 갈림길에선 나만 생각해봐요.단 한 번 주어진 인생이잖아요.눈치 보지 말고 당당하게,하고픈 대로 한 번쯤은 살아보는 거예요.먼 훗날 돌아봤을 때 나에게 미안해지지 않게.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3minPlay
September 20, 20232023/09/19 <내 삶의 길목에서>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회사에 입사한지 10년을 넘었는데 회사가 김포로 이사를 하게 되어 남양주에서 김포까지 너무 멀어 저는 따라 갈수 없게 되었습니다. 회사를 그만 두던 날, 대표님과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대표님은 우리 시어머님께도 인사오실 정도로 그렇게 가깝게 지냈는데.. 그렇게 서운해 있던 차에 전화 한통이 왔습니다. 건물 관리실 부장님이라며‘저희와 함께 일할 생각이 없으신지요? 사무실에서 하는일이라 컴퓨터 작업 조금하시는 일과 청소 일이 다입니다. 워낙 일을 잘 하신다고 들어서 전화를 드렸습니다.’ 저는 흔쾌히 허락을 하고 8월16일 첫 출근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이 60이 넘었는데 이렇게 채용을 해주니 감사하지요. 그렇게 직원 6명이서 같이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일찍 출근해 사무실 청소를 하고 일을 시작하고, 제가 들어오고 많은 변화를 주었습니다. 사무실에서 종이컵을 사용하기에 머그컵에 이름을 써 놓고 일회용은 사용 하지 말자했습니다. 종량제 봉투도 한 달에 한 장이면 될 것 같다고 했고요. 그리고 전기불도 사무실에 사람이 없으면 전기를 끄는 게 좋겠다 했습니다. 모두들 첨에는 의아해 하셨는데 지금은 사무실에 모든 것을 아끼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이젠 조금 쉬지, 또 일 나가냐 하지만 노는 것보다 월급은 적어도 일 할 수 있다는 것 만해도 너무도 고마웠습니다. 앞으로 몇 년을 일 할지 모르지만 열심히 하려고요.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more4min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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