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내가 널 좋아하니까 세상 모든 것들이 너하고 연결돼--남
엊그제 비가 내리고, 하늘을 올려다보는데
토끼 모양의 구름이 지나가고 있었어요.
문득 사진을 찍고 싶어지더라구요.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찍었어요.
어젠, 사촌 형이 아이를 낳았다고 해서 엄마 모시고,
사촌 형 집에 갔었거든요.
아기가 저를 보고 방긋방긋 웃고 있는데,
얼마나 이쁘던지 제가 엄마한테 그랬잖아요.
"엄마, 우리 이 아기, 우리 집에 데려가요."
"너도 얼른 장가가서, 낳으면 되지."
그래서 나 얼굴 빨개졌어요.
"그러지 않아도 나,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 생겼어요, 엄마"라고
말할 뻔했다니까요.
엊그제 후배가 막대 사탕 하나를 건네는데, 그게 하나가 아니라,
두개였음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미안하다고, 사과문자 보내면서 끝에 사랑한다, 라고 보낸.
누군가의 잘못 보낸 문자 메시지가
그녀가 보낸 문자였음 좋겠다고 생각하고 웃었어요.
버스 정류장에 서 있는 어떤 여자가 그녀랑 똑같은 티셔츠를 입고 있을 때,
"어? 그 티셔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랑 똑같은 거네요.
근데 색깔은 달라요."
이렇게 말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참는 것도 하나도 이상하지가 않아요.
이상한 확신이 들어요.
요 며칠 그녀가 내옆으로 성큼 와 있다는 느낌,
편해요. 든든해요. 쓸데없이 많은 말을 하게 돼요.
이거 사랑 맞아요? 비슷하면, 안되는데...사랑이어야 해요.
이거 사랑 맞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