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이기환의 흔적의 역사 팟캐스트 223회의 주제는 ‘철의 왕국은 어디었나’입니다. 이미 새해 초에 지면 기사로는 소개했는데요. 이번에 팟캐스트 용으로 재정리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지금까지는 ‘가야=철의 왕국’의 지위가 확고했는데요. 그 근거는 3세기 역사서인 〈삼국지〉 ‘동이전·한조’의 ‘나라(國)에서 철(鐵)이 생산된다(出)’는 기사였습니다.
“그렇게 생산된 철을 한(韓·마한)과 ‘예(濊)’, 왜(倭)가 수입해갔고, 또 2군(낙랑·대방군)에도 공급했다”는 내용도 들어있습니다. 특히 “시장에서 중국의 돈을 사용하듯 모두 철을 거래수단으로 삼는다”는 내용은 ‘철의 왕국’이 아니면 쓸 수 없는 기록으로 여겨졌죠.
그런데 〈삼국지〉에서 철생산국으로 지목된 곳은 변진(훗날 가야)이 맞을까요. 지금까지의 정설은 변진이 맞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니라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최근 한국전통문화대의 이도학 교수가 발표한 논문이 있는데요. 〈삼국지〉에 기록된 철생산국은 변진(훗날 가야)이 아니라 진한(훗날 신라)이라는 내용의 논문입니다. 아닌게 아니라 〈삼국지〉 ‘동이전·한전조’의 기술은 헷갈립니다.
진한과 변진을 ‘섞어찌개’ 식으로 기술해버렸으니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철이 생산되는 나라가 진한인지 변진(한)인지 구별하기 어렵다는 거죠. 그럼에도 왜 ‘가야(변진의 후예)=철의 왕국’으로 굳어졌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