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이기환의 흔적의 역사

[경향신문]이기환의 흔적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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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이기환의 흔적의 역사 episodes

  • 305회 ‘은진미륵’ 새까만 눈동자의 비밀…‘못난이 아니라 볼매였네’
    “이걸 어떻게 새겨 넣은 거지?” 지난 2007년 충남 논산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은진미륵)의 정비사업에 전문가로 참여한 최선주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현 학예실장)은 두 눈을 의심했다. 아파트 6층 높이(18.12m)의 은진미륵 불상에 비계를 설치해 올라간 것도, 얼굴을 코 앞에서 친견한 것도 처음이었다. 그런데 은진미륵의 눈과 마주친 순간 최선주 학예연구관은 숨이 멎는 듯했다…
    32 min
  • 304회 폐가 벽지에서 쏟아진 조선시대 군인명부
    “응? 상량문이 보이네. 저건 ‘수군(水軍)’이라는 글자네”.
    지난 4월 21일 충남 태안 신진도에 근무 중인 정동환 산림청 산림수련관 시설관리인(45)은 연수원 근방의 숲을 답사하다가 다 쓰러져가는 폐가를 발견한다.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정씨의 눈에 상량문(새로 짓거나 고친 집의 내력, 공역 일시 등을 적어둔 문서)이 보였다. 또한 뜯겨져 노출된 채 바람에 흩날리던 벽지 사이에서 한자로 된 글씨들이 보였다.
    30 min
  • 303회 0.3㎜ '나노 예술' 다뉴세문경
    국보 141호 ‘정문경(精文鏡)’은 대중적으로는 ‘다뉴세문경(多紐細文鏡)’으로 알려진 청동거울이다. ‘고리(紐)가 많은(多) 가는 무늬(細文) 거울(鏡)’이라는 의미다. ‘다뉴세문경’ 용어는 일본의 우메하라 스에지(梅原末治·1890~1983)가 붙였으니 왜색풍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지금의 국보 141호의 정식 명칭은 ‘정문경’이다. 더 쉽게 ‘고운무늬 청동거울’로 바꿀 필요가 있다.
    이 정문경에는 반복된 동심원과, 그 동심원 안에 새겨진 무늬, 그리고 직선을 이리저리 규칙적으로 새긴 삼각문양 등이 정밀하게 그려져 있다. 확대경을 들이대고 세어본 선만 1만3000개가 넘는다. 선의 간격은 0.3~0.34㎜, 원의 간격은 0.33~0.55㎜에 불과하다. 가히 0.3㎜의 ‘청동기시대판 나노기술’이라 할 수도 있다.
    34 min
  • 302회 ‘극초정밀’ 예술, 고려시대 나전칠기
    ‘세밀가귀(細密可貴)’라는 말이 있다. 고려시대 극한의 정밀한 공예품을 가리켜 ‘세밀하여 귀하다’는 뜻으로 사용됐다. 그러나 이 말은 본디 고려시대 공예품 중 나전칠기 기술을 콕 찝어 표현한 것이다.
    꽃잎과 이파리의 한조각 크기는 1㎝를 넘지않는다. 작은 것은 2~3㎜에 불과하다. 꽃송이를 이은 넝쿨은 금속선으로 만드는데 그 두께가 불과 0.3㎜였다.
    26 min
  • 301회 '신라의 미소' 얼굴무늬 수막새
    1995년 새해를 여는 1월1일 아침 신문 1면에 수수께끼 광고가 실렸다. 빨간 스마일 마크인지, 혹은 윙크 얼굴인지 모를 도형 하나만 가운데 놓고 그 밑에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는 신년 인사만 달아놓았다.
    이 수수께끼는 연휴가 끝난 4일 아침 신문의 전면 광고에서 풀렸다. ‘럭키금성이 LG로 바뀐다’는 LG그룹의 광고였던 것이다. 그리고 LG의 출범과 함께 제정된 새 심벌마크가 ‘신라의 미소’로 통하는 ‘얼굴무늬 수막새’(보물 제2010호)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했다는 사연이 소개됐다. ‘얼굴무늬 수막새’를 ‘과거의 얼굴’로, 그것에 영감을 얻어 제정한 심벌마크를 ‘미래의 얼굴’로 디자인했다는 것이다.
    29 min
  • 300회 신윤복의 '조선판 모나리자'는 누구의 미소일까
    혜원 신윤복이 그린 ‘조선판 모나리자’는 누구의 얼굴일까. 46억 화소로 공개되는 이인문의 8m56㎝ 대작(‘강산무진도’)은 산수화일까 아니면 18~19세기 조선인의 삶을 표현한 파노라마 풍속화일까.
    지난 3년간 새롭게 국보·보물이 된 지정문화재 83건이 대거 일반에 공개된다. 문화재청과 국립중앙박물관은 2017~2019년 사이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157건 중 이동이 어려운 건축문화재와 무거운 문화재를 뺀 83건(196점)을 7월22일부터 9월27일까지 공개한다고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특별전의 명칭은 ‘새 보물 납시었네-신국보 보물전 2017~2019’이다. 배기동 국립박물관장은 “전시를 위해 유물을 대여해준 기관만 34곳이나 된다”면서 “국보·보물 공개 전시로는 사상 최대규모”라고 밝혔다.
    28 min
  • 299회 한국전쟁 극비 수송 작전 '문화재를 지켜라’
    다들 한국전쟁으로 피아간 엄청난 인명손실이 났다는 사실은 안다. 그러나 지광국사 현묘탑처럼 수백 수천 년 이어온 문화유산의 피해 또한 만만치 않았다는 것을 아는 이는 드물다. 또 전쟁이 발발하자 수많은 사람이 피란길에 오른 것을 모르는 이는 없다.
    하지만 2만 점에 가까운 문화유산이 ‘전격 비밀 소개(疏開) 작전’을 펼쳐 부산 피란길에 올랐고, 그중 일부가 전쟁 초기에 일찌감치 바다 건너 미국으로 이송됐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거의 없다. 7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36 min
  • 298회 “내시의 별장도 명승 가치는 있다” 명승의 자격
    ‘이조판서 심상응의 별서는 아니다. 뒤늦게 내시의 별서로 밝혀졌지만 그래도 명승의 자격은 있다’.
    문화재청은 지난 6월 문화재위원회 천연기념물분과를 열어 명승 제35호 ‘성락원’을 지정해제하고 명승 명칭을 ‘서울 성북동 별서’로 바꿔 재지정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명승 제35호 ‘성락원’에서 명승 제○○호 ‘서울 성북동 별서’로 바꾼다는 것이다.
    이 별서는 1992년 조선조 철종 이조판서 심상응의 별장이자 의친왕의 별궁으로 인정되어 명승(제35호)으로 지정됐다. ‘200년 역사 품은 조선의 비밀정원’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1992년) 문화재관리국(현 문화재청)이 “문화재적 가치가 없다”는 전문가 의견을 무시하고 문화재로 지정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논란이 빚어졌다.
    32 min
  • 297회 “을노브가 무엇이오” 영어에 푹 빠졌던 조선
    “‘모던뽀이’는 ‘시크’해야 하고 ‘모던껄’은 ‘잇트’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1931년식 첨단인의 마땅히 가져야 할 현대성이다. ‘스마트’한 것을 자랑하는 ‘모던’이…신감각파적 ‘에로’ ‘그로’를 이해치 못해서야 될뻔한 일이냐”.
    잡지 〈동광〉 1931년 6월1일자에 실린 이 글은 1920~30년대 불어닥친 영어 열풍의 단면을 보여준다. 일상대화나 잡지·신문 등에 글을 쓸 때 영어를 섞어 쓰지 않으면 행세하지 못했다. 그런 판국이니 당시 신문에서는 거의 날마다 등장하는 영어신조어를 소개하는 ‘신어해설’란을 만들기도 했다.
    34 min
  • 296회 '코로나 19' 뚫고 돌아온 기산 김준근의 'K-컬처' 풍속도
    풍속화가라면 역시 단원 김홍도(1745~?)나 혜원 신윤복(1758~?) 등이 유명하다. 19세기 말 활약한 풍속화가 기산(箕山) 김준근의 존재를 아는 이는 드물다. 그 당시의 자료 어디를 찾아봐도 김준근 관련 기록은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후대에 기산의 풍속도를 본 이들은 ‘삼류화가’라며 깎아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기산에게는 ‘우리만 몰랐던 팩트’가 있다. 바로 19세기 말 외국인들에게 매우 인기가 높았던 세계적인 화가였다는 것이다. 지금도 기산의 풍속도는 외국의 개인 및 기관이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다.
    24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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