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141호 ‘정문경(精文鏡)’은 대중적으로는 ‘다뉴세문경(多紐細文鏡)’으로 알려진 청동거울이다. ‘고리(紐)가 많은(多) 가는 무늬(細文) 거울(鏡)’이라는 의미다. ‘다뉴세문경’ 용어는 일본의 우메하라 스에지(梅原末治·1890~1983)가 붙였으니 왜색풍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지금의 국보 141호의 정식 명칭은 ‘정문경’이다. 더 쉽게 ‘고운무늬 청동거울’로 바꿀 필요가 있다.
이 정문경에는 반복된 동심원과, 그 동심원 안에 새겨진 무늬, 그리고 직선을 이리저리 규칙적으로 새긴 삼각문양 등이 정밀하게 그려져 있다. 확대경을 들이대고 세어본 선만 1만3000개가 넘는다. 선의 간격은 0.3~0.34㎜, 원의 간격은 0.33~0.55㎜에 불과하다. 가히 0.3㎜의 ‘청동기시대판 나노기술’이라 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