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을 비롯한 조선 조정은 미국을 향한 한없는 기대감을 표출했다. ‘다른 나라를 식민지로 삼지 않는 대인배의 나라이자 대양인인 미국’이야말로 호시탐탐 조선을 노리는 강대국들의 야욕을 잠재울 수 있다고 믿었다. 그야말로 아름다운(美) 나라(國)이었다.
미국은 청일전쟁(1894~95)과 러일전쟁(1904~05) 도움을 주기는커녕 일본을 지지함으로써 조선을 더욱 곤경에 빠뜨렸다.
고종은 기울어져 가는 대한제국을 어떻게든 일으켜 세우려고 ‘대인배의 나라’인 미국 대통령의 딸까지 초청했다. 아마 고종은 앨리스를 ‘미국의 공주’로 여겼을 것이다. 고종은 황태자(순종)과 함께 친히 앨리스를 영접했고 황실가마까지 내줬으며, 거리마다 성조기를 매다는 등 국빈으로 대접했다.
고종과 조선 조정은 왜 그렇게 미국을 짝사랑했던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