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상욱 기자수첩[김현정의 뉴스쇼 2부]

변상욱 기자수첩[김현정의 뉴스쇼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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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욱 기자수첩[김현정의 뉴스쇼 2부] episodes

  • [03/12 월요일]우리의 칼국수, 우리의 삼성 ?
    휴일인 어제 (3월 11일) 주요 뉴스는 두 가지였다.
    “칼국수 값이 전국 평균 5천원을 넘어 섰다”,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의 보유주식이 10조원을 넘어 섰다”,
    한마디로 부익부 빈익빈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휴일 뉴스였다.
    고맙다 칼국수, 애석하다 칼국수
    먼저 칼국수 이야기를 해보자. 밀가루로 반죽을 한 뒤 넓게 펴면 번데기가 된다.(반대기는 사투리). 넓은 번데기를 말아 접은 뒤 칼로 썰어 국수를 만든다. 칼로 썰었다고 해서 한자어로는 절면, 전도면이라고 부른다.
    얇게 편 밀가루 반죽을 돌돌 말아 접어서 칼로 썰어 만드는 칼국수 제작 방식은 한국과 일본에서 쓰인다. 중국식은 자장면 만들 때처럼 면을 반죽해 길게 늘이고 접고 다시 늘여 가락을 만들어 나간다. 중국 대륙은 밀 재배가 많아 밀가루가 풍부하다. 밀가루에 물을 섞어 반죽을 하면 길게 늘어난다. 자꾸 늘려서 가늘게 만들면 더 맛나고 다양하게 조리할 수 있다. 그런데 한국과 일본은 밀은 부족하고 메밀이 많았다. 메밀가루로 반죽을 하면 길게 늘어나지 않는다. 국수 모양으로 길게 뽑아야 하는데 길게 늘어나질 않으니 홍두깨로 반죽을 얇게 밀어 접은 다음에 칼로 썰어 국수 모양을 내게 된 것이다.
    칼로 썬 국수 가락을 장국에 끓여서 제물에 그대로 내면 제물칼국수, 건져 내서 따로 만든 장국에 내면 건진 칼국수가 된다.
    메밀 재배가 많고 밀이 귀한 한반도에서 밀가루 국수는 아무나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었다. 잔치날을 기다리며 ‘국수 먹겠네’로 표현하는 것도 거기서 유래된 것이다. 예전엔 밀가루에 메밀가루를 섞어 반죽을 해 칼국수를 만들었다. 그러다 6.25 전쟁 후에 미국에서 식량원조로 밀가루가 많이 들어오면서 칼국수와 수제비가 널리 퍼진 것이다. 처음엔 그저 하루 한 끼 칼국수 먹는 것도 다행이라 여겨 감사히 먹다가 점점 지역별로 개성이 뚜렷해졌다. 서울은 사골 국물에 면발을 가늘게 해서 건진 칼국수로 만드는 방식이 유행했다. 충청도는 면발을 중간 쯤 하는데 닭고기 국물을 많이 쓴다. 해안 지역은 당연히 해물 칼국수가 유행하는데 해물에는 굵은 면발이 많다.
    그런데 칼국수 값이 올라 평균 5천원이 훌쩍 넘어 가난한 서민이 사먹기 힘들어진다면 민생이 1970년대, 1960년대로 되돌아가고 있다는 신호탄이니 갑갑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보유주식 10조, 그리 많이 삼키면 체한다
    서울 지역 칼국수 값을 뒤져 보니 재래시장 안에는 아직도 푸짐하고 값이 싸다. 서울 중랑구 망우동 우림시장의 쫄깃한 손칼국수가 유명한데 여전히 싸다. 손칼국수 2천5백 원, 곱빼기 3천 원, 잔치국수 1천5백 원. 고마운 일이다. 종로3가, 종묘 공원 뒷골목 식당들을 둘러보니 칼국수 값은 이제 4천 원 선이다. 국수보다 해물이 많이 들어간 걸로 치면 무지하게 싼 편이긴 하다. 해장국은 아직도 2천원부터 시작하고 있다. 정말 고마운 일이다. 가장 값싼 뒷골목 식당인데도 예전에는 그 국수 값마저 낼 수 없어 먹고 도망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한다. 그렇게 도망치는 젊은이에게 주인이 급히 뛰어나와 등 뒤에다 대고 외쳤다는 말은 전설로 이어진다.
    “이 눔아, 국수 먹고 급히 뛰면 체한다. 괜찮으니 그냥 천천히 가라!”
    이런 뒷골목, 시장, 마을이 무너지고 깨지는 것을 심각히 여겨야 한다. 오르는 값을 보지 말고 무너지는 공동체를 보아야 한다. 이런 곳들을 빌딩 올린다고 모두 허물어 버리고 찾아오던 사람들을 쫓아 보내면 그건 고쳐서 발전한다는 개발이 아니다.
    보유주식이 10조원이 넘었다는 이건희 회장께도 한 마디 하자. 이건희 회장 10조원 돌파는 어제 새벽 4시 59분에 나오기 시작한 뉴스이다. 그로부터 2분 후인 새벽 5시 1분에 인터넷에 오른 기사도 있다.
    삼성반도체 등에서 일하다 혈액암, 유방암 등에 걸려 투병하다 숨진 사람들에 관한 기사이다. 처음 듣는 소식은 아니다. 삼성 노동자들의 암투병 소식은 5년 전부터 이어지고 있다. 유가족과 관련단체들은 삼성전자, 삼성 SDI, 삼성 LCD의 난치직업병 관련 피해 접수자가 137명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가운데 53명이 숨졌다.
    보유 주식이 10조원이 아니라 20조원, 30조원이 되기를 빌어드리겠다. 그 대신 삼성 노동자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유해물질이 뭔지, 발병 경로가 어찌 되는지, 제대로 된 역학조사와 진상규명, 마땅한 사과와 보상에 대한 진정성 담긴 이야기가 나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2천원 국밥과 3천원 칼국수를 팔면서도 돈 못 내고 도망치는 사람 잘되기를 빌어주는 세상이었다. 이 세상에 대해 뭔가 책임을 느낀다면 소상히 밝혀 달라.
    8 min
  • [03/09 금요일]국민은 우울증, 언론은 관음증?
    텔레비전 뉴스에서 날씨 소식을 전하는 기상캐스터가 요 며칠 화제가 되고 있다. 기상 캐스터의 몸매에 대한 논란이다.
    시작은 용모가 빼어난 기상 캐스터의 방송 장면을 순간 포착한 캡처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급속히 퍼지면서이다.
    곧 일부 언론들이 “환상의 몸매‘, ’탤런트 아무개 뺨치는 몸매 .....’라고 기사를 쏟아냈다.
    그리고 이 소동을 지켜보던 다른 고참 기상 캐스터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기상캐스터를 두고 자극적인 기사 좀 내보내지 마세요’라고 따끔하게 충고함으로써 논란이 커졌다. 사람들의 반응은 크게 셋으로 나뉘는 듯하다.
    ‘그래 뉴스 앵커나 기상 캐스터의 얼굴이 예쁘니, 몸매가 어떠니 할 게 아니라 내용에 집중해야 한다’
    ‘예쁜 건 예쁜 거고 보기 좋은 건 좋은 거지 뭘 그러냐’
    ‘출연하는 사람들도 몸매가 드러나는 꽉 끼는 옷만 입고 나오던데 그렇게 보아 달라는 거 아니냐’
    방송은 방송일 뿐 쇼가 아니다?
    기상 캐스터들은 노출이 심한 옷을 입지는 않는다. 다만 몸에 착 달라붙어 몸매가 잘 드러나는 옷들을 주로 입는다. 이건 방송 기술상의 필요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 텔레비전 날씨 방송은 크로마키 기법으로 제작한다. 파란색 벽 앞에서 촬영을 하고 나중에 파란 배경에 그래픽을 합성하는 방법이다.
    기상 캐스터는 몸을 옆으로 돌려 기상도를 가리키며 설명하는 동작이 많다. 그래서 크로마키 기법으로 제작하면 기상캐스터의 옆모습과 손동작이 뚜렷하게 잘 보인다. 그런데 기상 캐스터가 입은 옷이 펑퍼짐하거나 주름이 많거나 레이스가 달려 있으면 배경을 가리거나 겹치면서 화면 구성이 나빠진다. 몸에 붙는 의상이 제작에 유익하다. 기상 캐스터의 의상이 노출은 심하지 않지만 몸에 달라붙게 되는 이유이다.
    그러나 단지 그것 때문만은 아니라는 느낌을 받을 때가 분명 있다. 방송사 간에 시청률 경쟁이 불붙으면서 시청자를 끌어 들이기 위해 필요 이상 꽉 끼는 의상이 등장하고, 화장이 짙어지고, 노출도 많아지는 듯하다. 아침 기상 캐스터의 의상은 몸매가 확연히 드러날 만큼 꽉 끼지 않는다. 저녁과 밤 뉴스 시간대 기상 캐스터는 용모와 몸매를 고려해 배치하고 의상도 필요 이상 꽉 끼는 것으로 조치하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뉴스 내용이 엉망이어서 국민들이 항의집회를 하고 방송인들이 파업까지 하는 마당에 젊은 여성출연자 용모.몸매에 기대서 뉴스를 어찌 해보려 한다면 방송사가 추해 보인다.
    시청자 문제도 있다. 2011년 7월에도 기상 캐스터의 의상이 문제 된 적이 있었다. 모양은 얌전한 원피스인데 문제는 가슴라인부터 치맛단까지 하나의 지퍼로 죽 이어진 것이 문제. 몸 한가운데를 지퍼가 지나는 이른 바 지퍼 패션이었다. 논란이 일었다는 것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지퍼를 다 열었을 때 를 상상케 했다는 의미가 된다. 이런 식으로 가다보면 대책은 없다. 지퍼는 지퍼를 내리는 상상을 하니 피해야 하고, 단추도 단추를 푸는 상상을 하면 피해야 한다. 이건 집단 관음증의 영역이다.
    사회는 우울증, 방송은 관음증
    관음증이란 다른 사람의 사적인 영역을 자신의 지나친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들여다보며 쾌락을 얻는 행위이다. 텔레비전 뉴스를 놓고 방송하는 쪽이나 시청하는 쪽이 이런 방향으로 쏠린다면 곤란하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병적인 증세를 노출하고 있는 건 사실이지 싶다. 방송사의 텔레비전 카메라가 침 흘리는 일부 남성들의 눈을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 여성의 몸을 아래 위로 훑으며 오르락 내리락 한다. 유독 가슴이나 허벅지만 강조해 비춘다. 신문사의 카메라 역시 뒤태니 가슴골이니 하면서 여성의 몸을 상품화해 셔터를 누른다. 물론 어느 선이 적절한 지 기준을 잡기 어려운 문제이다. 그러나 이런 것들이 우리 사회의 심리적 상황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지만 사회를 점점 집단관음증으로 끌고 들어가는 기능도 하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마구 번지는 여배우의 동영상, 여성 탤런트의 얼굴에 다른 사람의 나체를 합성한 조작 사진에 그걸 개념 없이 내보내는 언론, 뉴스 시간마저 몸매 논란에 휩싸이며 집단관음증이 이제는 거의 정상처럼 여겨지는 건 안타깝다. 물론 개인이 누릴 벗을 자유도 있고 즐길 자유도 있다고 반박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건강한 시민과 건강한 문화, 건강한 가치가 사회를 번영으로 이끈다고 믿는다. 사람의 몸을 상품이나 눈요기 감으로 여기는 가치관은 우리 모두의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남의 몸매나 알몸을 흘깃거리는 사회의 집단관음증이 깊어지다 보니 법을 공부했다는 국회의원까지 벗은 사진이 아니라 아예 몸속을 보여주는 MRI 사진까지 국민에게 들이미는 것 아닌가. 사는 일이 힘들어 사회 전체가 우울증에 빠져들고 있는데 방송이 신문이 정치인이 관음증이나 부추기고 있으면 되겠나.
    9 min
  • [03/08 목요일]2012 약속해, 새롭고 평등한 세상을 !
    해마다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1908년 3월 8일, 생활고와 차별에 허덕이던 미국 섬유여성노동자들이 뉴욕 룻저스 광장에서 빵과 참정권을 요구하며 가두시위를 벌였다.
    1909년에는 미국 전지역 2만여 여성노동자들이 여성의 정치적 권리를 인정하라고 시위를 벌였다.
    여성에게 빵과 장미를
    이에 자극을 받아 1910년 제2 인터내셔널, 국제노동.여성회의에서 여성권리 신장을 위한 날이 제안되고,
    다음해인 1911년 3월19일 독일·오스트리아·덴마크 등에서 첫 ‘세계 여성의 날’ 행사가 치러졌다.
    왜 3월8일이 아니고 3월19일로 정했을까? 1848년 프로이센 왕이 여성 참정권을 약속했던 날이었기 때문이다.
    왕이 훌륭해서가 아니라 나라가 망조가 들고 국민이 못살겠다고 아우성치니까 이것 저것 다 해주겠다고 급히 약속하면서 여성참정권도 집어넣었던 것.
    그러나 미국 여성노동자 시위에 의미를 부여해 1913년에 다시 3월8일로 바뀌어 확산됐다. 세계 여성의 날에는 이처럼 평등을 향한 갈망과 투쟁이 짙게 배어 있다.
    유엔은 ‘국제 여성의 해’인 1975년 ‘세계 여성의 날’을 공식 지정했다. 이탈리아·러시아.베트남·우크라이나·중국 등 여러 나라에선 오늘이 공휴일이다.
    남성이 여성에게 꽃과 작은 선물을 주기도 한다. 러시아 베트남은 상당히 큰 명절로 여긴다. 우리로 치면 발렌타인데이에 들썩들썩하는 거와 비슷한 모습이다.
    남녀평등에서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는 종교이다. 국민일보 보도를 보면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 2011년 총회 대표 1,442명 중 여성 대표는 7명이었다.
    2009년 13명, 2010년 12명, 2011년 7명 ..... 왜 자꾸 줄어들까?
    개신교 교단 중 많은 교단은 여성 목사와 여성 장로를 거부하고 있다.
    한국교회여성연합회가 최근 촉구한 내용에는 각 교단이 교회 내 성문제를 다루는 전담기구를 설치해 성희롱, 성폭력 사전예방과 철저한 사후조치를 제도화하라고 촉구했다 한다. 한국 교회의 현실이 이러하다.
    가톨릭도 불교도 성차별은 모두 마찬가지이다. 왜 그러는지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물어보길 권한다. 문제는 차별 당하면서도 왜 차별하느냐고 목사에게 신부에게 주지승에게 따져 묻지를 않는다는 것이다.
    세계 공통된 문화 중 하나가 어느 사회이고 무기와 발언권은 남성이 독점한다는 것이 문화인류학에서 이야기하는 내용이다. 이건 남성들이 독점하고 있는 쾌락과 권력의 영역에 여성들이 들이 닥칠까봐 두려운 남성들의 꼼수라고 볼 수 밖에 없다.
    과거 봉건제 사회를 살다 간 여성의 이름이 오래도록 남겨진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널리 알려지고 기억되는 여성의 경우는 남성을 위해 희생한 여성 - 남편과 아들, 시가를 위해 희생한 여성일 때 그러하다. 이것이 허난설헌보다 신사임당이 유명한 이유일 게다.
    “나에게는 세 가지 恨이 있다 조선 땅에 태어나고, 여자로 태어나고, 그리고 남편의 아내가 된 것이다.”
    허난설헌은 시집의 냉대, 자신에게 등 돌린 남편의 끊임없는 외도, 친정 가족을 향한 애달픈 그리움, 어린 자식을 모두 잃은 슬픔 ..... 그 한을 시로 옮겼다. 그러나 동생 허균이 요절한 누이를 기려 펴낸 ‘난설헌집’ 역시 당대 조선에서는 주목받지 못했고 중국과 일본에 전파돼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한다. ‘韓流’의 원조가 허난설헌인 셈이다.
    허난설헌의 시 한 수를 읽고 넘어가자.
    채련곡 (採蓮曲;연밥 따는 노래)
    허초희(許楚姬)
    秋淨長湖碧玉流(추정장호벽옥류)-해맑은 가을 호수 옥처럼 파란데
    荷花深處繫蘭舟(하화심처계란주)-연꽃 우거진 곳에 목란배 매어뒀지
    逢郞隔水投蓮子(봉랑격수투연자)-임을 만나 물 건너로 연밥을 던지다
    遙被人知半日羞(요피인지반일수)-행여나 뉘 봤을까 한나절 부끄러웠네!
    한 쪽 날개로 뒤틀린 채 나는 새
    지난 7일 국가인권위원회가 여성의 날을 맞아 내놓은 여성차별 사례들은 아직도 우리 사회가 갈 길이 멀다는 걸 보여준다.
    * 건물 청소 미화원 아주머니들에게 적절한 체중을 만들지 못하면 강제로 무급휴가 휴직시키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는 기업.
    * 인턴 직원에게 예쁘고 날씬하지 않으면 일을 제한적으로 주도록 한다고 한 공연예술 교육기관
    * 공연장 안내 아르바이트 면접에 붙었는데 출근 며칠 전 키가 작아 아무래도 곤란하다고 연락한 곳도 있다 한다.
    올해 여성의 날 슬로건은
    “2012 약속해. 성평등 사회를, 평화로운 세상을, 99%의 행복을 약속해”이다. 세상의 절반은 여성이다. 절반이 건강치 못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면 세상이 온전할 리 없다. 인류는 아직도 한 쪽 날개만으로 공중을 나는 새와 같다. 뒤틀린 채 날고 있는 것이다.
    8 min
  • [03/07 수요일]개구리가 부족해 천리마가 공천서 탈락?
    살아남기 위해, 이기기 위해 몸부림치는 정치판을 흔히 전쟁터로 비유한다. 그러나 전쟁터에서는 한 번 죽으면 끝이지만 정치판에서는 여러 번 죽고 살고 또 죽는다. 오늘 공천에 떨어졌어도 다음에 또 살아나는 것이 정치. 낙선이나 낙방의 좌절을 딛고 다시 일어선 정치인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을 쉽게 떠올릴 수 있지만 거슬러 올라가면 이승만 초대 대통령부터 꼽아야 한다.
    그는 13살부터 11차례 과거에 응시해 낙방했다. 이때는 이미 조선의 왕정이 흔들리던 때여서 돈이나 권력 배경으로 합격자를 내정하기 일쑤여서 실력 때문에 떨어진 것은 아니라고들 한다. 이승만은 관직으로의 진출이 번번이 실패로 끝나자 체제와 무력한 왕권에 반발심을 키워 훗날 고종 폐위 운동에 끼어들게 된다. 그렇게 감옥에 가고 감옥에서 선교사를 만나 미국 유학을 갔던 것이다.
    김구 선생 역시 낙방을 거듭하다 자신의 배경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느껴 서당 공부를 접고 동학에 들어갔다. 그리고 훗날 임시 정부를 이끌게 되는 것이다.
    오호 애재라, 개구리가 없어 낙방이라니
    이런 걸 옛말에 ‘개구리가 없어 고생한다’고 한다. “有我無蛙 人生之恨 나는 여기 이렇게 있으나 개구리가 없어 인생 한이 맺히누나”라는 고려조 말 대학자 이규보의 글귀에서 비롯된 말이다.
    임금이 잠행을 나갔다 산 속에서 글 읽는 선비 집을 발견하고 하루 묵어가길 청했다. 그러나 집주인 이규보는 거절하며 주막집에 가보라고 길을 알려줬다. 임금이 아쉬워 대문을 나서는데 그 집 대문 옆에 붙어 있는 글귀가 ‘유아무와 인생지한’이었다.
    임금이 동네 사람들에게 그 글귀의 뜻을 물으니 .....
    “까마귀가 꾀꼬리에게 노래 대결을 하자고 도전했다. 꾀꼬리는 기가 막혔지만 열심히 연습에 임했다. 그런데 정작 실력도 없는 까마귀는 개구리 잡으러 돌아다니는 게 아닌가. 그런데 노래대결은 까마귀의 승리로 끝났다. 까마귀에게서 개구리를 실컷 얻어먹은 심사위원 두루미가 문제였던 것이다.”
    이렇게 낙선한 사람들의 심정이 오죽했을까? 낙제, 낙방하면 역시 당나라 시인 맹교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유명한 ‘낙제’라는 시를 지어 남겼다.
    “새벽달은 빛을 발하기 어렵고
    우수에 젖은 사람은 마음이 힘들어
    누가 봄이면 만물이 흥한다 했는가
    나 홀로 꽃 위에 내린 서리를 보노라
    물수리는 힘을 잃고 병들어 버렸는데
    고작 굴뚝새가 날개를 빌려 펄펄 난다
    내버려지고 또 내버려져
    마음은 칼로 베인 듯 아프기만 하여라.“
    맹교는 얼마 뒤 再下第 라는 시를 또 짓게 된다. 다시 낙제하고 만 것이다.
    “하룻밤에 아홉 번을 일어나 한숨을 쉬니
    고향으로 가는 꿈조차 꾸지 못하누나
    이번 불합격이 두 번 째.
    헛되이 눈물 머금고 꽃만 바라보노라”
    세 번째 시의 제목은 登第 , 드디어 합격했다.
    옛날의 잘못된 것 탄식할 게 무어냐
    지금 왕조의 넓은 은혜 가이없어라
    춘풍에 뜻을 얻고 말발굽 빨라지니
    하루에 장안성에 핀 꽃들을 모두 돌아보누나.
    당신은 진짜 천리마인가?
    영국의 마가렛 대처는 1975년 최초로 여성 보수당 당수가 됐다. 1979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며 최초의 여성 수상에도 올랐다.
    그런데 대처는 젊은 시절 화학 회사에 입사시험 치렀다가 낙방한 경력이 있었다. 마침 그 회사 중역이 산업 훈장을 받게 돼 대처 수상 앞에 섰다.
    대처가 조그만 소리로 “젊은 시절 당신네 회사 시험 봤다 떨어졌습니다”라고 조크를 건네자 당황한 중역 은 회사로 돌아와 당시 채점표를 찾아 봤다 한다.
    “용모단정, 학업 우수, 개성 너무 강함, 협조성 결여”
    대처를 제대로 알아보긴 한 것이다.
    한유잡설에 백락이란 사람의 이야기가 나온다. 중국 주나라 때 좋은 말을 알아보는 귀신같은 감각을 지녔다는 말 감정사가 백락이다.
    ‘천리마는 어디에나 늘 있다. 천리마임을 알아보는 백락이 없을 뿐!’
    (天里馬는 常有로되 而伯樂은 不常有라)
    그러니 인재를 몰라 본 사람들이 문제가 있는 것이지 떨어진 사람에게 문제가 있는 건 아니라고 위안을 삼아도 좋겠다. 다만 한 가지는 명심하자.
    군자는 세상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음을 원망하지 않고 세상이 자기를 알고 일을 맡겼을 때 부족함이 있을까를 염려하며 늘 자신을 갈고 닦는 것이 본분이다.
    노자의 도덕경에는
    “내 몸 바쳐 세상을 귀히 여기는 사람
    가히 세상을 맡을 수 있고,
    내 몸 바쳐 세상을 사랑하는 사람
    가히 세상을 떠맡을 수 있는 것이다.”......라고 이르고 있다.
    자신의 하루 하루 일상을 설득력과 감동이 있도록 밀고 갈 일이다. 공천 심사 때 자기 소개서만 감동적으로 쓴다고 되는 게 아니다.
    탈락한 사람들의 분투와 건승을 기원한다.
    7 min
  • [03/06 화요일]제주는 제주로서 외치고 소리쳐라!
    제주 강정을 두고 대통령이 해군기지 공사 강행을 밝혔다. 그런데 제주 지사가 뒤늦게나마 공사를 중단하고 생각을 더 해보자고 신중한 자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대통령이 하라는데 지방자치단체장과 지역 여론이 거부하면 어찌해야 하는 걸까? 헌법재판소로 가져갈 사안이다. 그전에 제주의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고 제주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
    제주가 해상 요충지라는 건 초등학생도 지도를 펴보면 다 안다. 태평양, 중국 상하이 베이징 ,일본 오사카 도쿄, 대만, 오키나와,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이 거의 한 눈에 들어온다. 해군기지를 건설하기 딱 좋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한반도의 지정학적 여건과 역사 속에서의 운명을 읽다보면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우리 땅이지만 우리 마음대로 못해 왔기 때문이다. 우리가 일본, 중국을 압도하거나 미국, 일본, 중국과 비슷하면 좋으련만 그 균형이 무너져 있다. 그래서 제주의 운명도 험하다. 제주를 바람 타는 변방의 섬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바람 타는 섬, 제주 항쟁사
    대륙을 정벌한 몽고는 1273년 고려를 강압적으로 복속시키고 저항하는 삼별초군을 제주에서 토벌한 뒤 눌러 앉았다. 제주는 그래서 고려 땅이 아닌 원나라 직할령이었다. 원나라로서는 중국 한족의 남송과 일본 정벌을 위해 말을 키우고 식량을 거두는 병참기지로 쓰기에 제격인 곳이 제주도였다. 원 나라 14대 국립목장 중 하나가 제주였다.
    조선 시대에 들어서서 제주도는 유배지였다. 가고 싶어도 못 가지만 가라면 안 갈 수 없고, 가면 못 나오는 섬이었다. 제주에 대한 탄압이 극심하던 200년 간은 출륙금지령도 있었다. 유배당해 갇힌 사람은 물론이고 제주도민 누구도 뭍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했다.
    1930년대 들어서서는 일본이 제주를 군사요새로 만들었다. 중국 대륙을 침략하기 위해 모슬포에 공군기지를 만들었다. 제주의 별명이 ‘불침항모’, 침몰할 걱정이 없는 일본 제국주의의 항공모함이었다. 비행기를 띄우면 중국 상하이, 난징 등 주요도시를 폭격하고 쉽사리 돌아올 거리에 있으니 그랬다.
    1944년 전쟁 막바지엔 일본 본토가 위험해지자 제주를 포탄받이 방어기지로 만들며 또 다시 제주를 수탈하고 쥐어짰다.
    그리고 4.3 항쟁이 벌어졌다. 조국의 분단을 놓고 미국의 지원을 받은 내 나라 군대가 제주를 참혹한 학살의 현장으로 만들었다.
    제주의 운명은 이러했다. 커다란 힘에 의해 쫓겨나다보면 마지막에 찾아 들어가는 막다른 골목이고, 권력에서 밀려나면 유배당해 머무는 곳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육지에 터를 잡은 중앙 권력의 시각에서 바라 본 것이지 제주입장에서는 다르다. 외세와 육지의 중앙 권력에 의해 시달리고 짓밟히고 상처만 입으며 굴욕적으로 연명해 온 것이다. 고려 때는 몽골 부대장이 왕이었다. 조선 때는 중앙조정이 내려 보낸 제주목사가 왕이고, 일제 강점기에는 총독부가 보낸 제주도사가 왕이었다. 온갖 횡포를 부려도 살아남으려면 무조건 무릎 꿇고 빌며 살아야 했다.
    그래서 참다 참다 제주에서 터지면 사태가 커진다. 고려 때는 몽골에 저항하는 삼별초군을 선택해 죽기까지 몽골에 저항했다. 1898년 3월에 벌어진 조선 조정의 수탈과 폭정에 항거한 방성칠란도 있고 그로부터 3년 뒤에 대한제국의 봉건적 지배와 탄압에 저항한 이재수란도 있다. 일제 강점기의 해녀들은 일본총독부를 상대로 파업투쟁도 벌였다. 그리고 4.3 항쟁으로 이어진다. 이것이 제주 항쟁의 역사이다.
    제주는 제주일 뿐 닥치고 자치!
    이제 제주는 대한민국 해군의 강정마을 구럼비 바위 폭파와 해군기지 건설에 직면해 있다. 그리고 몽골, 일본에 이어 제주를 군사기지로 사용할 군대는 과연 우리 해군뿐일까라는 물음에 직면해 있다.
    제주는 ‘특별자치도’이다. 제주는 제주로서 21세기를 헤쳐 나가라고 특별법을 만들었다. 어떤 역사를 만들어 갈 것인지 제주도민의 선택하고 중앙 정부는 존중해 줘야 한다.
    제주 지방정부와 지역 정치권은 역사의식과 비전을 확실히 해 움직여야 한다. 해군기지 결정과정에서 보여 준 엉터리 편법 여론조사나 주민 설명회, 국제브로커에게 꼴깍 속아 넘어가서 7대경관하면 대박 터진다고 전화비, 홍보비 수백억 날리는 꼴로는 자치도로 살아남기 어렵다. 제주를 함부로 내돌리는 중앙 정부도 못마땅하지만 제주 지역정치권도 영 미덥지 못하다. 이미 제주도 땅의 절반 가까이가 외지인 소유인 것도 영향을 미치는 듯하다.
    제주특별자치도는 포르투갈 마데이라 섬을 모델로 해서 구상한 것이다. 1976년 포르투갈로부터 독립해 포르투갈이되 포르투갈이 아닌 1국가 2체제로 존재하는 국제자유무역지대이다. 지금은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에 맞먹게 번창한 섬이다. 물론 해군기지 같은 건 없다.
    스페인 마조르카 섬 역시 1년 관광객 600만 명, 80%가 외국관광객이다. (제주도의 목표는 해외 관광객 200만 명). 역시 1국가 2체제에 가까운 자치권을 인정받은 평화의 섬이다.
    노르웨이 스피츠베르겐 섬은 북극환경의 보존을 위해 1920년 주변국가들이 국제협약을 체결해 비무장, 비군사지역으로 인정한 뒤 각국에 의해 보호받는 노르웨이 영토이다.
    반면에 오키나와, 괌, 필리핀 수빅, 하와이 등 태평양의 섬과 항구들은 모두 군사기지가 들어 선 뒤 피폐해지고 공동체는 깨졌다. 군사기지가 들어서는 초기에 건설과 주둔군 소비로 경기부양이 가능할 수는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각종 군사 규제에 묶이거나 군사지역의 이미지가 강해지며 저성장으로 기운다는 분석이다. 유럽지역 섬과 태평양 섬들의 운명이 이리 달라 진 것은 서로 견제하고 균형을 이루는 유럽 스타일과 초강국으로 군림한 미국 스타일의 차이이기도 할 것이다.
    국가안보가 최고라고 여기는 애국심은 좋지만 과다한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된다. 제주에 해군기지가 들어서면 강대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고 제주에 해군기지가 없으면 강대국들 사이에서 졸이 된다는 식의 논리는 설득력이 없다. 그렇게 따지면 경찰만으로 100년을 버티어 온 홍콩이나 강대국들 한복판에 자리 잡은 영세중립국 스위스는 뭐라 설명할 건가? 안보는 해군기지 하나 더 생긴다고 좌우되는 게 아니다.
    21세기 통일 시대의 제주도가 50년, 100년 앞을 내다보며 어느 길을 택할 지 결정을 내리려면 제주도민의 오랜 토론과 궁리가 있어야 한다. 대통령이 뭐라 하건 제주도민은 제주도민으로 결정하고 살아가면 된다. 제주특별자치도이니까.
    9 min
  • [03/05 월요일]왜 정치인들은 주는 것 없이 미울까?
    총선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오늘 여야 공천 결과가 발표되면 정치권은 더욱 뜨겁게 달구어 질 것이다. 반면 국민들의 실망과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것이 집권당의 쇄신이냐? 공천개혁이 달랑 그거냐? 야권연대 물 건너가는 거냐, 그러다가도 국회의원 밥그릇 숫자 늘리는 건 척척 죽이 맞냐? ..... 등등 여야 할 것 없이 욕을 먹는다. 왜 정치인들은 주는 것 없이 미울까?
    심리학에서는 투사(PROJECTION)라는 개념이 있다. ‘투사’는 사람의 심리 상태가 세상을 대하는 태도나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한다. 야한 상상을 자주 하는 사람이 선정적인 동영상을 보면 괜히 더 질겁하며 유난히 진저리치는 것이나 겁 많은 사람이 유독 큰소리치며 가슴을 내미는 것도 일종의 투사죠.
    ‘투사’는 자신이 원치 않는 감정이나 모습이 자기 안에 있을 때 그것을 불쾌히 여기며 역으로 오버하는 일종의 자기 방어이다. 또는 자기가 원치 않는 모습이 자기가 기대를 걸고 믿었던 사람에게 담겨 있음이 드러났을 때 분노로 바뀌는 것도 일종의 투사심리이다.
    내가 해 봐서 안다고? 차라리 모르는 게 낫다
    투사와 비슷한 유형 중에 내가 이러니 저 사람도 그럴 것이라는 ‘기대’의 감정도 있다. 내가 재밌게 본 영화는 당연히 남도 재미있어 할 거라 여기는 것이 투사에서의 ‘기대’심리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유행시킨 ‘내가 해 봐서 아는데 ......’도 이런 종류이다. 내가 겪어서 알게 된 거나 감정을 그 상황을 겪는 다른 이들도 모두 똑 같이 공유할 거라 여기는 것이다. 이것을 ‘가정된 유사성 편향(assumed similarity bias)’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내가 겪어봐서 잘 알아, 그리고 그걸 멋지게 극복하고 여기 이렇게 송공한 모습으로 당당히 서 있잖아, 그런데 당신은 왜 극복하지 못하고 투덜대고 징징대기만 하는 것이야?” 이렇게 사람과 상황을 대하기도 한다. 자신과 똑같아야 할 상대가 그렇지 못한 경우를 두고 무능력과 의지박약, 아니면 게으름 때문이라고 단정할 위험이 있다. 대통령이 '내가 고생해 봐서 다 안다'고 쉽게 넘기는 듯한 모습을 보면 정말 주는 것 없이 미울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자신감을 내비칠수록 국민과 멀어지는 것도 여기서 비롯되는 거라 할 수 있다.
    투사는 열등감으로도 나타난다.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공천 달라고 아우성치는 정치지망생들을 보면서 열등감과 자조적인 생각들을 떠올릴 수 있다. “참 나 저런 인간들이 뭘 하겠다고 ...... ?” 이런 생각들이다.
    ‘저 정도 지적 수준에 언변, 그리고 도덕적 결함을 지니고서도 내가 이루기 불가능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데 대한 반발이 생긴다. 이렇게 부정적 감정이 시작되면 한 번에 끝나지 않는다. 일하거나 뉴스를 보다 문득 억울한 생각이 떠오르기 일쑤이다. 그러다 보면 뉴스를 접할 때도 부정적으로 쓴 기사에 확 끌리며 집착하게 된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당연히 존재한다. 숱하게 드러나는 잘못된 정책과 그 후유증, 숱하게 내놓는 해명인지 변명인지 모를 뻔한 설명을 들으며 몇 년을 보냈다. 그러면 이제는 알만 한데도 ‘묻지마 지지’를 무조건 보낸다면 그것도 문제가 있다. 아직도 대박성공을 이룬 사람에 대한 열등감과 맹목적 숭앙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해야겠다.
    너무 목표를 높게 잡는 것도 어려움을 자초하게 된다.
    반에서 20등하는 자녀에게 ‘다음달에 15등 안으로 올라가도록 해보자’고 등을 토닥거려주면 해낼 수 있다. 그러나 ‘다음달에 3등 안에 못 들면 너 죽고 나 죽는다’ ...... 이건 하라는 이야기인지 말라는 건지 애매해진다. 비현실성으로 인해 오히려 동기부여가 전혀 안 된다. 그런데 그걸 ‘네가 열심히 안 해서 그래, 다음 번엔 성공시켜, 다시 해봐’ ..... 이렇게 무리한 목표 설정을 반복한다면 실패도 반복한다. 이걸 ‘자기패배적 악순환’이라고 부른다.
    이명박 정부가 7.4.7. 공약이라는 걸 내걸었다. 경제성장 7%,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7대 강국 ..... 엄청난 도약에 도약을 거듭해야 가능한 목표인데 ‘내
    임기 중에 해치운다’라고 큰소리친다. 대통령이 ‘747 왜 못해 해,해,해’하면 관료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 한다는 거 죄다 알지만 그 앞에서 고개만 끄덕거려 준다. 방법도 없고 실제 목표로 여기지도 않는다. 목표를 낮춰서 실행 가능하도록 잡으면 되는데 고집과 체면 때문에 하지 않는다. 정부 관료사회는 겉돌고 레임덕이 들이 닥치며 이제는 그냥 세월만 가라가 된다.
    한 사람의 국민은 하나의 민주주의 !
    자기패배적 악순환은 유권자도 반복한다. 엄청나게 훌륭한 대통령, 국무총리, 국회의원, 당 대표를 뽑아 맡기면 된다고 생각하는 게 문제이다. 그렇게 훌륭한 사람이라는 게 사실 없다. 어쩌면 언론과 유권자 스스로 그려낸 이미지일 뿐이다. 그런데 훌륭한 지도자에 매달리고 그래서 실망하고 더 훌륭한 지도자 없나 이러 저리 또 두리번거린다. 늘 헤매 봐도 거기가 거기이다. 그저 말 잘 듣고 정직한 대표를 뽑아 국민 통제 하에 두고 국민이 통제하는 시스템이 잘 가동되나 점검하고 국민의 정치의식이 커져야 한다.
    국민 통제 시스템 중에 가장 중요한 게 언론이다. 지금 방송사 KBS, MBC, YTN, 연합뉴스까지 파업투쟁에 나섰다. 그동안 언론 구실을 전혀 못하고 어용 낙하산 사장에게 눌려 언론 구실을 못해왔다는 뼈아픈 반성과 함께 방송통신 동시파업투쟁이 최초로 벌어지고 있다. 언론으로서 제 길을 찾겠다고 부산일보, 국민일보도 파업투쟁 중이다.
    민주주의 시스템이 심각하게 고장 나 있었다는 증거이다. 이런 상황을 살피고 개인의 심리적 편중을 피해 정치적으로 균형을 잡고 합리적 판단을 내리는 것이 유권자의 책임이다. 그러지 않으면 쉽게 정치적 선동에 끌려간다. 정파마다 온갖 주장을 내놓고 언론 역시 교묘하고 요사(?)스런 제목으로 국민의 눈을 속인다. 이제 애국심과 안보의식, 미래에 대한 불안을 자극하며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 할 것이다. 유권자의 의지와 노력 없이는 균형을 잡을 수 없다. 유권자인 나 자신은 얼마나 객관적이고 순수한지를 점검하면서 좋은 후보를 찾아야 한다.
    그 나라의 민주주의는 국민의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다는 80년대의 자조적인 유행어를 기억하실 것이다. 그런 점에서 선거는 우리 자신과의 싸움이기도 하다.
    8 min
  • [03/02 금요일]국민일보 경영진은 양화진으로 가보라
    국민일보 노조의 파업이 70일을 넘기고 있다. 그 와중에 국민일보 사장인 조용기 목사의 아들 조사무엘민제 씨가 국민일보 대표의 자격이 있느냐 하는 문제가 불거졌다.
    한국의 신문사 사장이 미쿡인이었어?
    조사무엘민제 사장은 26살이던 1996년 한국 국적을 버리고 미국 국적을 얻어 지금까지 계속 미국인이다. 그리고 2006년 12월부터 국민일보 사장직을 맡고 있다. 신문법 13조 4항 2호에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사람이 대표자로 되어 있는 법인이나 단체는 신문을 발행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국민일보 등기부등본에는 대표이사에 ‘미합중국인 조사무엘민제’라고 적시되어 있다는 것이 문제.
    또 일간신문의 이사 중 친족관계에 있는 사람의 총수가 3분의 1 이상을 넘지 못하도록 한 신문법 조항(18조2항)도 있는데 국민일보는 이사 4명에 아버지와 아들인 조용기 회장·발행인과 조사무엘민제 사장이 들어가 2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제기됐다.
    언론으로서의 신문은 사회의 공적 자산이기 때문에 특정 개인이나 외국인, 특정 가족이 차지할 수 없도록 한 규정들을 어기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국민일보 사측인 국민문화재단은 ‘국민일보의 발행인은 회장 조용기 목사이고 발행인이 곧 대표자이기 때문에 국민일보 대표는 조용기 회장으로 볼 수 있다. 곧 아버지인 조용기 목사가 진짜 대표이고 조사무엘민제 씨는 대표가 아니라 대표 이사 즉 사장일 뿐이니 신문 발행에 법적 문제는 없다’고 반박한다.
    쉽게 설명하면 순복음교회 신도들의 성금으로 세우고, 한국 교회 신도들의 성금으로 유지해 온 신문사를 아들에게 물려주고 싶은데 아들이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오브 아메리카’ 사람이어서 법적으로 불가능했다. 그래서 아버지가 물러나지 못하고 신문사 발행인 겸 대표자인 회장을 맡고 있고 아들은 봉급사장으로 대표자가 아니라 대표이사일 뿐이다. 미국인 아들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한국인 아버지가 나서서 방패가 되어 주고 있다는 얘기이다.
    일본인 출입금지라 써붙인 영국인 사장도 있었다
    우리나라 신문사를 외국인이 사장이 되어 경영한 예는 과거에 있었다. 대한매일신보(지금의 서울신문)를 창간한 영국인 베델이 그 주인공이다. 일본이 한반도를 침탈해가면서 민간신문들이 자유롭게 언론으로서 구실하기 어렵게 되자 왕실과 우국지사들은 일본총감부의 견제에 맞설 언론을 만들기 위해 고심했다. 그래서 격일간지이던 매일신보를 일간지 ‘대한매일신보’로 바꾸면서 영국 데일리 뉴스지의 임시 특파원이던 어네스트 베델(한국 이름 배설)을 사장으로 내세웠다.
    일영동맹이 맺어져 있으니 영국인을 앞에 내세워 일본 총감부를 막는 방패 노릇을 하고 취재 보도, 논평의 자유를 지키려고 한 것이다. 고종황제가 비밀리에 왕실 자금을 출자했고 애국지사들이 기꺼이 의연금을 내놓았다. 박은식, 신채호, 안창호, 양기탁 등 열혈 우국지사들이 대한매일신보로 모여든 배경이 이러하다. ‘대한매일신보’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두 가지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1. 신문사 앞에 커다란 방이 써 붙여져 있었는데 “일본사람 출입금지”.
    2. 일본이 대한매일신보에 대항하기 위해 급히 대한일보, 대동신보, 동양일보, 중앙신보, 조선일일신문을 창간해 여론을 장악하려 했으나 대한매일신보 하나를 감당하기 벅찼다. 모든 신문들의 독자를 합친 것보다 대한매일신보의 독자 수가 더 많았다. 역시 위기 때마다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며 앞에 나섰던 영국인 베델의 힘이 컸다.
    그러데 신도와 국민의 정성이 담긴 신문사를 미국인 아들에게 주려하고, 내 나라 국적을 포기하고 나갔지만 재산은 물려받아야겠고, 그래도 미국 국적은 아까워 버리지 못하고, 한국인 아버지는 재산도 지키고 아들 미국 국적도 지키겠다며 회사 등기에 이름 빌려주고 ...... 이게 무슨 꼴인가?
    정부 관계부처는 국가 법률사무를 지원하는 정부법무공단에 유권해석을 먼저 들어보겠다 한다. 그러나 신문법에 대한 해석을 어찌 하든 이에 불복하고 소송을 제기하면 어차피 법원으로 가야할 문제이다.
    개인적으로는 그전에 대한매일신보 베델 사장이 묻혀 있는 서울 양화진 외국인 묘원에 노사 대표와 조용기 목사 가족이 함께 가보기를 권한다. 흔히 선교사 묘역이라 알고 있지만 417기 중에 선교사 묘는 145기이고 나머지는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한 외국인들의 묘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의료원 광혜원 원장 헤론(미국인)이 전염병 환자를 치료하다 전염병에 감염돼 34살의 젊은 나이에 사망했다. 이때 조선과 영국의 수호통상조약에 근거를 두고 마련된 것이 서울 합정동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이다.
    배화학당 설립자 켐벨, 이화학당 설립자 스크랜턴, 고종의 밀사로 한국 독립을 위해 위험을 무릎 쓴 헐버트, 배재학당과 정동제일교회를 세운 아펜젤러,
    새문안교회와 연세대를 세운 언더우드, 세브란스 병원을 세운 에비슨(캐나다), 소다 가이치(일본인) - 양화진 묘역 유일한 일본인. 부인과 함께 평생을 한국 고아들을 위해 헌신한 사회사업가이다. 1913년 서울에 경창보육원을 처음 창설한 이래 1945년 광복까지 1,000명 이상의 한국 고아들을 돌보았다. 특히 3.1 독립만세시위 때 체포된 청년학생들의 석방을 위해 활약한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의 독립을 위해 고종의 밀사가 되어 위험을 무릅쓰고 활약했던 헐버트 박사 묘비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I would rather be buried in Korea than in Westminster abbey.
    (나는 웨스트민스터 성당보다도 한국 땅에 묻히기를 원하노라)
    묘비 앞에 서서 그 글을 읽노라면 느껴지는 게 있을 것이다. 주머니에 뭘 넣고 걷는데 자꾸 불편하면 너무 많이 넣었거나 내 것이 아니어서 그렇다. 대한민국 최대 교회 목사 가족에게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송구하나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은 기도해야 한다. 늘 깨어 기도해야 한다. 그 기도가 우리의 욕망을 순결케 하고 속되고 병든 영혼을 정결케 한다.
    8 min
  • [03/01 목요일]독립은 혼으로 정신으로 이루어진다
    인도 최초의 총리 네루가 독립 투쟁 시절 감옥에 갇혀 지내며 매일 어린 딸(훗날 인도의 수상 인디라 간디)에게 보낸 편지를 엮은 책 ‘세계사 편력’에 실린 3.1 운동에 관한 내용.
    “3.1 운동은 조선 민족이 단결하여 자유와 독립을 찾으려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일본 경찰에 잡혀가 모진 고문을 당하면서도 굴하지 않았던 숭고한 독립운동이었다. 조선에서 대학을 갓 나온 젊은 여성과 소녀들이 학생신분으로 투쟁에 참가해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는 것을 네가 듣는다면 틀림없이 깊은 감동을 받을 것이다.”
    흔히 3.1운동, 독립선언하면 파고다 공원과 민족대표 33인을 대표 격으로 떠올리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우리가 아는 민족 대표 33인은 국내 대표라고 보는 것이 정설이다. 1919년 3월 1일을 전후하여 국내뿐 아니라 동경, 길림, 용정, 미국, 하와이, 시베리아, 대만, 상해 등 국내외에서 70여 종의 서로 다른 독립선언서가 발표된 것으로 전해진다. 발견된 것은 20여 종 정도. 이중에는 대한독립여자선언서도 있다. 1982년 일본정부의 비밀문서 속에서 일본어로 된 ‘대한독립여자선언서’가 발견되었다. 그런데 그 순한글 원본이 1983년 11월 미국에 사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장녀 안수산 여사의 로스엔젤레스 자택에서 발견되었다. 발표된 곳은 중국 지린 - 길림(吉林)성일 것으로 추정된다.
    “슬프고 억울하다. 우리 대한 동포시여, (우리 여성도) 같은 국민, 같은 양심의 소유자이므로 주저함 없이 살아서는 독립기 아래서 활기 있는 새 국민이 되고 죽어서는 구천에서 수많은 선철을 찾아가 모시는 것이 우리의 제일가는 의무이므로 ....... 때는 두 번 이르지 아니하고 일은 지나면 못 하나니 속히 분발할지어다. 동포, 동포시여 대한독립만세”
    3.1 운동과 관련된 다른 여성 독립운동가들도 찾아가 만나보자.
    평안북도 선천지역의 만세운동을 이끈 차경신 선생. 차 선생은 일본 유학 중이던 1919년 2·8 독립선언운동에 참가한 뒤 '여성 독립운동의 대모'로 불리는 김마리아 선생과 함께 비밀리에 귀국해 고향 선천에서 독립선언서와 태극기를 만들어 배포하고 신한청년단과 애국부인회를 조직해 만세운동을 이끌었다. 3·1 운동으로 체포령이 떨어지자 의주로 들어가 청년단을 만들어 독립운동을 펴고 이후 상해 임시정부에 투신, 안창호 선생을 도와 비밀요원으로 활동했다.
    마산의 최덕지 여사는 마산 의신여학교 고등과에 다니던 1919년 3월13일 통영 만세운동 당시 태극기를 나눠주며 민족주의운동에 뛰어들었고 조직적인 신사참배 거부운동을 펼치다 4차례 옥살이를 했다. 옥에서도 단식투쟁을 벌인 것으로 유명하다.
    무장 투쟁에 나선 여성 독립투사들도 있다. 부산 동래 일신여학교(동래여고) 출신인 박차정 여사는 근우회, 의열단을 거치며 독립투쟁을 하다가 1939년 2월 장시성 곤륜산 전투에서 부상을 입고 1944년 광복을 보지 못하고 순국했다. 1940년 9월 중국에서 창설된 광복군 490여 명 중 17명이 여성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남자현 여사는 평범한 주부였다고 전해진다. 남편이 의병 투쟁에 나서 전사하자 1919년 3·1운동을 계기로 아들과 함께 만주로 망명해 독립운동에 뛰어든다. 훗날 만주지역 독립운동의 대모로까지 불리며 무장 투쟁에 참가했고 국제연맹의 조사단 앞에서 손가락을 잘라 '한국독립원'이라는 혈서를 쓰고 1925년에는 사이코 마코토 조선 총독부 총독 암살을 시도하다 체포돼 고문 중 단식투쟁. 숨지기 직전 병보석으로 출옥해 하얼빈의 한 여관에서 사망. 숨질 때 남긴 한 마디는 “독립은 정신으로 이루어지느니라”.
    어제 민족문제연구소로부터 친일인명사전을 편찬하기 위해 18년 몸부림친 기록을 받아 살피다 보니 참 아프다.
    제목부터 “상식과 정의를 향한 기록”이다. 우리 사회가 잘못된 역사 청산의 문제를 얼마나 비상식적으로 내팽개치고 외면했는가를 새삼 느끼게 한다. 또 친일 세력이 득세하면서 일본 학자들이나 친일학자들에 의해 우리의 근대사 특히 독립운동사가 몹시 축소되고 왜곡되어 왔을 것임을 알 수 있다. 이제라도 밝혀내고 밝힌 것이 국민 모두에게 전파되도록 힘써야 한다.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기 위한 길은 아직도 멀기만 하다.
    재야 사학자 임종국 선생 - 조지훈 선생의 제자 자신의 온 생애와 재산을 친일연구와 친일 잔재 청산에 바쳐 1989년 11월 세상을 떴다.
    1966년 발간한 친일문학론 친일에 대한 최초의 실증연구 저술 1,500부 쯤 찍었는데 일본에서 1천부는 사갔다고 한다. 그 저술의 역사적 가치를 일본 학자들이 먼저 알아본 것. 1976년 와세다 대학 오무라 마쓰오 교수가 일본어로 번역해 내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에선 친일의 세력들이 수구기득권 층이 되고 정작 선생은 굶어 죽기 직전까지 가도록 가난하게 살다 세상을 떴다.
    임종국 선생의 유고에 실린 당부
    “친일한 일제하의 행위가 문제가 아니라 참회와 반성이 없었다는 해방 후의 현실이 문제였다. 이 문제에 대한 발본색원의 광정이 없는 한 민족사회의 기강은 헛말이다. 민족사에서 우리는 부끄러운 조상임을 면할 날이 없게 되는 것이다.”
    독립선언서 공약 삼장을 읽어보자.
    하나. 오늘 우리들의 이 거사는 정의 인도 생존 번영을 위하는 겨레의 요구이니, 오직 자유의 정신을 발휘할 것이요, 결코 배타적 감정으로 치닫지 말라.
    하나. 마지막 한 사람에 이르기까지, 마지막 한 순간에 다다를 때까지,
    민족의 정당한 의사를 시원스럽게 발표하라.
    하나. 모든 행동은 가장 질서를 존중하여, 우리들의 주장과 태도를 어디까지나 떳떳하고 정당하게 하라.
    조선 나라를 세운 지 사천이백오십이년 되는 해 삼월 초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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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2/29 수요일]허경영을 다시 불러내는 여야 정치권
    요즘 허경영이란 이름을 심심찮게 접한다.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와 엄청 친한 척 사기 치다가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 유포로 징역살이를 했던 정치인.
    자기가 대통령이 되면 대학등록금 100% 지원하고, 대학 다니느라 고향 떠난 학생은 하숙비 지원,
    결혼하는 신혼 부부 1억 원 지원, 애 낳으면 3천만 원 지원 ..... 현실성 없는 공약들을 남발했던 대통령 후보.
    그리고 나선 솔로 가수로 데뷔해 ‘Call me’라는 대표곡을 발표했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 다시 출마할 거고 연예인들에게 집 한 채 씩 주겠다는 것이 공약 중 하나이다.
    내놓는 이야기들은 여전히 황당한 수준인데 왜 사람들은 허경영 씨를 머리 속에 떠올릴까?
    트위터 상에 올라 온 이야기들을 읽어 보자.
    4대강 22조, 허경영의 공약처럼 집 없는 사람에게 작은 평수라도 한 채씩 사주고 결혼하면 1억 주고..
    그렇게 해도 남을 돈이다. 도둑놈보다 미친놈이 낫다.
    국회의원 300명? 이럴 줄 알았으면 국회의원 100명으로 줄이고 그 아낀 돈으로 복지하겠다던 허경영을 밀걸!
    허경영만이 답이다!
    왜 허경영이 그리워지는 걸까?
    아마 자기들 밥그릇만 챙기고 민생은 걷어차 버린 금배지 국회의원들을 향한 실망이 허 본좌를 불러낸 듯하다.
    본래 허경영 씨에 대한 관심과 흥미로움은 허경영씨가 다른 정치인과 정말 달라서 열광하는 게 아니다.
    우리 정치인들의 모습을 허경영 씨가 가장 확실히 보여주기 때문에 좋아한다.
    나 좀 뽑아줘, 응?
    나 정말 국회의원도 하고 싶고 대통령도 하고 싶어 잉~.
    내가 당선만 되면 잘 사게 해줄게, 공짜로 마구 퍼 줄게.
    나 정말 훌륭한 사람이다, 뭐!
    다른 정치인들이 점잖게 돌려서 포장해서 내놓는 허황됨과 유치한 속을
    허경영씨는 훌러덩 벗어 시원스럽게 내보여주었다.
    허 씨에게 보내는 갈채는 곧 우리 정치 사회 부조리에 대한 발길질이자 야유인 셈이다.
    그래서 정치인들을 향한 불신과 냉담함이 커질 때 허 본좌 신드롬이 고개를 들고 나타난다.
    최근 뜸하던 허 본좌가 뜨는 것도 기성 정치권에 대한 실망을 담고 있다.
    민생은 뒷전인데 국회의원 수를 늘린다고?
    쇄신한다고 이름까지 바꾼 여당, 공천하는 것 보니 정말 간판 색칠만 다시 하는 꼴,
    민주통합당 쪽을 보니 지지율 1등 좀 해봤다고 바로 어깨 힘들어가고 야권연대는 물 건너가고 ......
    하버드 나온 변호사라기에 똑똑하리라 믿고 뽑은 국회의원 하는 꼴 보니 기가 막히고 ......
    그래 차라리 허 본좌는 구엽기나 하지!
    죽은 정치의 사회에서 허경영 씨는 헛웃음을 흘리게 하지만 돋보인다.
    거짓말이 판치는 세상에서 함께 거짓말을 하지만 거짓말이라고 알리고,
    배신의 상처를 주지 않는다.
    물론 우리의 허경영 다시 꺼내보기가 바람직하지는 않다.
    정치에 대한 불신과 실망은 그러니 이번에 선거를 통해 우리가 확실하게 바꿔 보자는
    유권자 국민의 건강한 개혁의지와 실천을 이끌어 내 새로운 힘이 되어야 옳다.
    8 min
  • [02/28 화요일]벽을 허무는 것은 탱크가 아니라 자유와 신뢰!
    중국 대사관 앞에서 ‘탈북난민강제송환 반대집회’가 열리고 있다.
    오늘로 15일 째. 광주와 부산의 중국 영사관 앞에서도 집회가 열리고 있다. 박선영 의원이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고 지난 26일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현장을 찾기도 했다.
    농성을 주관하는 단체들은 우리 정부가 중국에 강경한 입장을 보여 중국의강제송환을 막아서고,
    국제 사회에 여론을 불러 일으켜 중국을 더 압박하자는 것이다.
    반대편에서는‘정부까지 나서 중국을 압박하면 중국의 탈북자 문제는 정치적 성격이 강해진다.
    탈북자 역시 정치범이 되어 단속도 심해지고 강제송환도 더욱 강화될 것이니 일을 더 꼬이게 만든다’고 걱정하고 있다.
    농성하고 있는 보수진영 단체들은 ‘탈북난민구출 네트워크’를 구성해 장기전에 돌입할 태세를 갖췄다.
    단식도 릴레이로 실시할 예정이다.
    우선 종교단체들을 합류시킨 뒤 시민사회 전체로 확대시키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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