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폭력의 해결, 모두가 나서야
교육과 교육현장이 아이들을 온전한 인격으로 키우기 위한 전인교육을 지향하지 않는 한 뾰족한 방법이 나오긴 어렵다.
우리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성적과 대입시 위주의 치열한 경쟁만 있고 사교육 광풍으로 아이들은
다른 선택의 여지없이 묶여 있다. 학교 교육과 사교육에서 양극화가 벌어진다. 성적이 뒤쳐진 아이들은 다시
따라잡기 힘들다. 성적이 좋은 아이들도 왜곡된 교육현실에 분노가 쌓인다. 그럼에도 이런 식의 교육에 순응하고
따라오라 강요하는 것 자체가 아이들에게 폭력일지 모른다.
폐쇄된 공간 속에 치열한 경쟁과 낙오, 불만과 분노가 채워진다면 판단력이 부족한 아이들이 자제와 균형감각으로
버티어 낼 수는 없다. 아이들의 내면이 황폐해지면서 폭력의 문제는 통상 겪는 비행 청소년의 수준을 넘어설 것이
당연하다. 일부 아이들이 힘과 폭력에 탐닉하는 것도 정해진 수순이다. 거기에 외부 폭력배들이 개입했다니 폭력은
겉잡을 수없이 번질 수밖에 없다.
폭력을 저지르는 아이도 공교육이 책임졌어야 할 아이이고 책임져야 할 아이라는 점에서 희생자이다. 그렇다 해도
당장 폭행당하고, 협박 속에 돈을 뜯기고, 목숨까지 잃는 이 상황은 교육제도가 어떻고 구조적 문제가 어떻고 하기 이전에 응급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 방법으로도 안 되고 저 방법으로도 안 되고 ...... 논의 과정에 이런 고민이 등장한다면 모든 방법을 한꺼번에
다 써야 할 상황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 학교, 교사, 경찰, 학부모, 학생 자치기구 모든 조직이 다 나서고 예산도
긴급히 투입해 우선 어느 선까지는 폭력의 확산과 흉포화를 막은 뒤 장기적인 대책을 시행해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