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도 파격적인 오프닝으로 청취자들을 다시 찾아온 낭독한국사!
엄.근.진 퇴계이황 선생의 낭만적인 연시를 읽으며 짚어보는 ‘봄날의 사랑!’과
한국 최초의 가사, ‘상춘곡’에 숨은 깊은 의미를 알아보는 시간!
[이황, <퇴계집> ‘도산월야영매(陶山月夜詠梅)’ ]
獨倚山窓夜色寒 홀로 산창에 기대니 밤기운 차가운데
梅梢月上正團團 매화나무 가지 끝에 둥근 달 걸렸구나
不須更喚微風至 구태여 소슬바람 다시 불러 무엇하리
自有淸香滿院間 맑은 향기 저절로 뜰에 가득한 걸
山夜寥寥萬境空 산 속 밤은 고요하여 온 세상이 빈 듯한데
白梅凉月伴仙翁 흰 매화 밝은 달이 늙은 신선을 벗해 주네
箇中唯有前灘響 그 중에 오직 앞 여울 흐르는 소리
揚似爲商抑似宮 높을 때는 상음이고 낮을 때는 궁음일세
步躡中庭月趁人 뜰을 거니니 달이 사람을 따라오고
梅邊行遶幾回巡 매화나무 가장자리를 몇 번이나 돌았던가
夜深坐久渾忘起 밤 깊도록 오래 앉아 일어남을 잊었더니
香滿衣巾影滿身 향은 옷에 가득 꽃 그림자는 몸에 가득
晩發梅兄更識眞 늦게 핀 매화의 참뜻을 새삼 알았으니
故應知我怯寒辰 내가 추위를 겁내는 줄 알았으리라
可憐此夜宜蘇病 가련하다, 이 밤 내 병이 나을 수 있다면
能作終宵對月人 밤새도록 달을 마주하고 있을 텐데
[ 정극인, <불우헌집> ‘상춘곡(賞春曲)’ ]
엊그제 겨을 지나 새 봄이 도라오니
도화행화(桃花杏花)는 석양리(夕陽裏)예 퓌여 잇고
녹양방초(綠楊芳草)는 세우중(細雨中)에 프르도다
조화신공(造化神功)이 물물(物物)마다 헌사로구나
수풀에 우는 새는 춘기(春氣)를 못내 계워 소리마다 교태(嬌態)로다
물아일체(物我一體)어니 흥(興)이야 다를소냐
시비(柴扉)예 거러 보고 정자(亭子)애 안자 보니
소요음영(逍遙吟詠)하야 산일(山日)이 적적(寂寂)한데
한중진미(閑中眞味)를 알 니 업시 호재로다
이바 니웃드라 산수(山水) 구경 가쟈스라
아침에 채산(採山)하고 나조해 조수(釣水) 하세
갓 괴여 닉은 술을 갈건(葛巾)으로 밧타 노코
곳나모 가지 것거 수 노코 먹으리라
화풍(和風)이 건듯 부러 녹수(綠水)를 건너오니
청향(淸香)은 잔에 지고 낙홍(落紅)은 옷새 진다